친구가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죽기 전에 병원비와 약값이 필요하다고 해서 돈을 빌려주고 체크를 받았는데, 투병하다 사망했습니다. 친구가 죽기 전에 잘못돼 죽더라도 보험을 들어놨으니 안심하라며 체크를 써준 건데, 남편과 아들이 보험금을 수령했지만 체크는 죽은 사람에게 받으라고 발뺌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지요?
죽은 자는 빚이 없습니다. 공수래공수거라 하지 않습니까. 이승에 빈손으로 왔으니 저승에 빈손으로 가는 게 당연한 이치겠지요. 수의엔 주머니가 없다지 않습니까. 재산도 빚도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에게 받으라고 나 몰라라 하는 유족이 야속하긴 합니다. 하지만 초상집에 빚 갚겠다고 하는 사람은 안 오고, 돈 받을게 있다고 하는 사람만 오는게 세상살이지요.
어쩌겠습니까. 친구는 죽었고, 집안끼리의 유대도 친구와 함께 사라졌는데. 여기서 약간 의아한 부분이 있는데, 왜 친구는 보험금을 미리 타지 않았을까요? 질문 중에 나온 “보험금” 이 생명보험이라면 대부분 생명보험은 말기 암의 경우 살아있는 동안에 받을 수 있습니다. 친구도 주위에서 돈을 빌리기보다는 보험금을 미리 타서 사용했으면 될텐데?
그리고 암에 걸린 사람이 병원비와 약값을 내야하는 상황이 의아하네요. 재산이 있는 사람이라면 물론 자비로 이런 부분을 충당해야겠지만, 친구에게 돈을 빌릴 정도면 그다지 재산이 있는 사람으로 보여지진 않네요. 그런 경우, 투병 말년엔 메디케이드로 병원비, 약값은 커버됐을텐데. 질문하신 분은 돈을 빌려준지 여러 해 지났거나, 아니면 근자에 친구가 빌린 돈은 가족 생계에 쓰여졌다고 보이네요. 후자인 경우, 괘씸한 생각도 듭니다만, 말기암 환자에게 돈을 빌려줄 땐 이미 받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지요. 그래도 굳이 돌려받아야 하는 돈이라면 살아남을 사람에게 보증을 서게 했어야겠지요.
결론은, 사자에게 남은 재산이 있다면 빚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일말의 희망은 있으나, 재산 없이 죽었다면 유족을 상대로 돈을 돌려 받을 수는 없습니다. 보험금은 유족의 재산입니다.
문의 703-333-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