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을 계속 먹으면 정말 건강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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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어머니들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주로 TV나 인터넷, 신문 같은 미디어를 통해 여러 건강 상식과 의학정보들을 받아들인다.
문제는 이렇게 받아들인 정보를 바탕으로 열심히 가족의 건강을 위해 이런 저런 노력들을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정보를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우유가 아이들의 성장과 여성의 골다공증에 매우 좋다는 말에,
싫다는 아이들을 달래가며 강제적으로 우유를 먹여왔더니 어느 날부터 갑자기 우유가 여성의 골다공증을 악화시키고 심지어는 암까지도 유발하는 발암 음식이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또 계란이 콜레스테롤을 높인다고 해서 남편의 식단에서 계란과 육류를 겨우 겨우 끊어내 초식남을 만들어 놓았더니,
이번에는 음식, 특히 육류의 지나친 섭취는 콜레스테롤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연구결과를 듣게 되기도 한다.
대체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분명히 좋은 것을 많이 먹고, 나쁜 음식을 덜 먹으면 건강해 질 거라 생각해서 열심히 의사들과 과학자들이 연구해 놓은 결과를 바탕으로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을 가려 먹었는데, 이제 와서 자꾸만 이전에는 좋다던 음식을 나쁜 음식이라 하고, 또 이전에는 먹지 말라던 음식을 좋은 음식이라 하면 대체 ‘엄마’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일까?
사실 지난 수년 간, 이런 저런 건강 상식에 관심을 가져왔던 이라면, 우유나 달걀 이외에도 좋은 음식에서 나쁜 음식으로…
혹은 나쁜 음식에서 좋은 음식으로 그 의학적인 분류가 급격히 변해버린 음식을 이미 여럿 기억하고 있을 터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서양의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에서 출발한 현대의학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식
또한 ‘선한‘ 음식(좋은 음식)과 ‘악한’ 음식(나쁜 음식)으로 분류하려 하며,
서양식 사고 방식에 길들어진 현대인들 또한 좋은 음식을 찾아 지금보다 많이 먹으면 당연히 더욱 건강해 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니 계속해서 전문가들(의사,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귀를 기울이며 ‘많이 먹을 수록 몸에 좋은’ 음식,
즉 수퍼푸드(super food)의 소식을 기다리는데 이는 사실 시작부터 잘못된 음식에 대한 접근법이다.
서양과는 달리 동양은 ‘선악론’이 아닌 ‘음양론’에 근거해 세상을 바라본다.
이러한 사고방식에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이미 본질적으로 ‘선’하며, 다만 우리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때 악한 결과로 ‘작용’할 뿐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불’이란 물질의 본질은 ‘선’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잘 못 사용할 때 ‘악’한 결과가 나타날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의 기본은 ‘적당히 사용하는 것’으로 이 적당함을 초과하는 과한 상태를 ‘양’이라 정의하고,
이 적당함에 모자라는 상태를 ‘음’이라 정의한다.
이것이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음양론’적인 사고 방식의 기본이며, 음양의 균형이 맞다 라는 표현은 바로 넘쳐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상태를 일컫는다.
그러므로 건강에 좋은 음식을 계속해서 먹으면 더욱 건강해 질 거라는 믿음은, 적어도 한의학적인 관점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반드시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음식을 적당한 양으로 흡수했을 경우에만 우리는 지금보다 건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지금 내게 필요한 음식을 찾기 이전에, 지금 나는 어떤 부분이 결핍되어 있고, 어떤 부분이 넘쳐나는지를 먼저 살펴본다.
우선 내게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무엇을 더 섭취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후에는 이제 내게 필요한 음식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를 따져본다. 이것이 흔히 한의원에 가서 듣게 되는 체질에 맞는 음식에 대한 기본 개념인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우리 가족을 위해 정말 좋은 종류의 음식을 찾으려는 노력은 그만두자.
내게는 꼭 필요한 음식이 내 아들에게는 불필요한,
즉 나쁜 음식일 수도 있다. 누구는 우유를 먹어 더욱 건강해지고, 누구는 우유 때문에 암에 걸리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수퍼푸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음식보다 ‘필요한’음식을 찾아 ‘적당히’ 복용할 수만 있다면, 세상의 모든 음식이 바로 수퍼푸드 가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