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클럽에 가입하고 싶으세요

한 몇 년 간 주간연예에 세금관련 컬럼을 연재하다보니 세금 문제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한인 고객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 나는 주로 상담 미팅을 준비하거나 국세청에 제출할 고객의 회계자료 양식이나 청원서식을 골똘히 구상하거나 열심히 키보드가 부서져라 문서를 작성하고 있던 중에 전화를 받는다. 변호사들이 사건 업무에 집중하고 있을 때, 걸려오는 전화를 다 받으면 현재 진행 중인 고객의 케이스가 자꾸 늦어지고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로펌 직원 중에 한국말을 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영어가 불편하신 고객에게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전화를 받거나 리턴콜을 해드린다.
세금문제 해결사라고 자처하는 나는, 세금 문제에는 항상 해결 방법이 있다고 얘기한다. 해결하고자 하는 고객의 적극적인 의지만 필요할 뿐이다. 앞에 앉은 고객에게 항상 얘기한다. 그 자리에 앉아있다는 것 자체가 큰 산 중의 하나를 넘은 것이라고. 상담이 끝나갈 때 즈음 고객의 안색이 풀어지면서 자욱했던 안개가 살짝 걷히는 느낌이 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절세 클럽에 가입하는 순간이다.
이전에 밤에 벌떡벌떡 일어나거나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는 현상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가족과 함께 살고있는 집을 강제로 팔거나 쫓겨날 것인지, 예고도 없이 비즈니스 은행계좌에 돈이 빠져나가고, 직장 월급에 차압이 걸려 상사와 인사부에 설명을 해야하는 상황도 걱정된다.
세금문제 해결사는 현 상태를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국세청 징수활동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알아내고,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피하는 법, 자산을 지키는 방법, 해결까지 걸리는 시간과 과정들을 휘리릭 파노라마가 지나가듯이 정리 요약해 줄 수 있다. 전체 세금 케이스를 수백번 반복해 본 사람이 간략하게 스텝을 설명해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사항들을 챙겨갈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집을 팔아야 하는지 혹은 감옥을 갈 수도 있는지 등의 사항들은 대부분 룰아웃할 수 있게 된다. 수임이 이루어지고 나면, 본격적인 회계자료 정리와 분석이 들어가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전략을 짜게 된다.
의외로 남은 징수시효를 분석해보면, 고객이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고 시효가 끝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절세 방법일 때도 많다. 그럴 때는 그냥 조용히 기다리시라고 말해준다. 분할납부를 일단 짜놓고 시효를 기다리는 것도 징수활동을 막으면서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또한 고객의 해결 의지가 있어야 바르게 적용할 수 있다.
“절세 방법을 찾거나 세금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시면, 오늘부터 절세 클럽에 가입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은 대답한다. “아니. 그냥 이대로가 좋아요. 골치아픈 거 생각하기 귀찮아요. 일하고 와서 넷플릭스 보고 집에서 쫓겨나지만 않으면 되요.” 은행 차압을 풀거나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나면 다시 느슨해진다. 자고있는 동안에도 벌금과 이자는  조용히 불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