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가 자다 말고 갑자기 무서운 것을 본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라며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때가 있다. 이처럼 사소한 자극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을 우리는 ‘경(驚)끼’를 일으킨다 표현하고, 이렇게 온몸의 근육이 발작적으로 오그라드는 증상을 ‘경련’이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게 경련과 경끼를 함께 일으키는 증상들을 통틀어 경풍이라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현대의학에서 부르는 경끼, 간질, 열성경련, 뇌전증 등이 이에 속한다.
경끼를 일으키는 근본원인은 몸 안의 열.
경풍의 주 증상으로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눈과 입을 씰룩거리며 입으로 거품을 내뿜고 혀를 깨물기도 하는 경련과 의식 장애가 있는데, 간혹 입술이 파랗게 질리고 이를 악물면서 손을 꽉쥐는 긴장성 증상들이 동반되기도 한다.
한의학적인 경풍의 원인으로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한 급격한 감정의 변화나 식체와 같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기혈의 정체, 혹은 감기나 감염성 질환들로 인해 급격히 몸 안에 생성되는 ‘열’을 지목한다.
경끼는 몸에 열이 많은 아이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어른보다는 양기가(열기가) 충만한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경풍에 취약하다. 실제 통계적으로도 ‘경풍’은 대게 생후 6개월에서 6세 사이의 어린이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고, 이 중에서도 가장 발병율이 높은 시기는 1-2세의 젖먹이들이다. 특히 젖 먹이들은 급성 설사나 대장염, 폐염, 성홍열, 뇌염, 뇌막염이 심할 때 높은 열을 내기 쉬워 경련이 자주 동반된다. 또, 경련발작이 소아에게 유난히 자주 나타나는 이유의 하나는 아직 발달이 미숙한 뇌를 지닌 아이들이 성인보다 같은 정도의 정신적인 자극에도 훨씬 예민하게 그리고 급격하게 반응한다.
경끼가 나타날 때엔 우선 급한 증상부터 해결을…
일단 경련이 일어난다면 우선적으로 조용한 곳에서 안정시켜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숨 쉬는 데 지장이 없도록 옷도 풀어주고, 혀를 깨물지 못하게 이빨 사이에 천을 넣어주는 것도 경련발작(경풍)으로 인한 2차 피해를 예방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일단 안정이 되면 꼭 가까운 병원이나 한의원을 방문해 경풍을 일으킨 원인에 대해 자세한 진단을 받고은 후에 원인에 따라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만 예방을 할 수 있다. 일단 경풍의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외부의 자극도 문제지만, 내 몸의 기본 균형상태가 그러한 갑작스런 자극들을 감당하거나 대처할 수 없을 만큼 무너져 있고 지나치게 약해져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한번 경끼를 일으킨 아이는 언제라도 비슷한 자극에 대응해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재발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또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여러 번 재발하는 만성의 경풍 증상은 결국엔 간질병으로도 진행하게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꾸만 반복되는 경끼는 긴급처치보다 원인치료가 우선이다.
넘어져서 아프다면 무작정 진통제를 처방하기 보다는 우선 상처를 치료하고 넘어지게 된 원인을 돌아봐야 하듯, 경풍의 경우에도 우선적으로 항경련제 같은 경련 억제제를 통해 급한 불을 껐다면 반드시 원인을 집어봐야만 한다. 그러한 노력 없이 계속해서 항경련제 치료만을 반복한다면, 경풍이나 간질이 일어나게 된 근본 원인에서 오히려 부모의 시선을 돌려 병을 방치시키고 더 악화시키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경풍의 경우는 장부의 불균형이나 잘못된 식단, 혹은 억압된 감정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원인치료를 병행하는 한의학적 접근법이 특히나 중요한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