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달과 함께 너무 빨리, 그리고 쉽게 퍼지는 의학지식의 위험성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예전에는 다소 난해했던 지식과 정보들에 대한 접근이 훨씬 수월해졌다. 특히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일인 미디어의 발달은 일반인들에게 있어 이전에는 거의 금단의 영역이었던 고급(?)의 최신 의학이론과 매우 소수만 알고 있던 비밀스러운(?) 민간요법들은 일반 대중에게 아주 빠르고 쉽게 전해주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의 발달과 함께 너무 빨리, 그리고 쉽게 퍼지는 잘못된 의학지식들의 위험성 또한 그 어느때보다 훨씬 심각해져 버렸다는 것이다.
우선 고급 최신 의학이론의 위험성부터 살펴보자. 인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의 깊이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비례하듯이 깊어지는데, 특히 요즘처럼 기술의 발달이 급격히 일어나는 때에는 그 속도에 발 맞춰 매우 다양한 종류의 의학이론들이 매일 같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의사들은 효과가 빠르고 위험한 방법보단, 효과가 느리더라도 안전한 방법을 택하지만…
의학을 전문적인 업으로 삼는 이들은 그래서 의무적으로 새로운 의학적인 발견들을 누구보다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최우선으로 지켜보기는 하지만, 각각의 발견과 그로인한 가설들에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고 시간을 들인 검증이 이뤄지기 전에는 쉽게 그러한 가설들을 믿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빠른 효과를 위해 성급하게 최신 이론을 임상에 바로 적용하다 환자들이 아무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겪게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효과는 약간 느릴지언정 긴 시간동안 검증되고 안전한 방법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충분한 시간과 데이터를 통해 검증이 된 방법들만 임상에 적용하며 꽤나 보수적으로 임상에 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의사들의 입장임에 비해, 1일 미디어를 운영하는 비의료인들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책임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최대한 자극적인 표현을 통해 아직 제대로 증명되지도 않은 여러 의학이론들을 크게 과장해서 전달한다.
남들보다 빨리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에 따르던 건강법으로 인해 남들보다 빠르게 건강을 잃는 현실
사람의 몸은 생각보다 외부의 자극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 극약이 아니라면 웬만큼 몸에 나쁜 것을 한다 해도 바로 병에 걸리지도 않지만, 또 반대로 몸에 아주 좋은 것들을 몇 번 먹었다고 해서 바로 기존의 질병들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그러니 인터넷을 통해 얻게 된 최신의 의학상식을 따라 새로운 건강법을 실천하다 오히려 병을 얻고 나서 다시 병원을 찾는 이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매우 크게 늘어나는 것을 임상에서 거의 매일같이 경험한다. 건강해지기 위해 성급하게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건강법을 따라하다 오히려 병을 얻게 되는 셈이다.
치료효과는 있지만, 왜 좋아지는지는 정확히 모르는 민간요법의 위험성
그런가하면, 오래전부터 비밀스럽게 전해오며 그 효과가 충분히 증명된 전통적인 건강법을 따라하다가 건강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단 민간요법이란 말의 정의 자체가 말 그대로 민간에서 내려오는, 병원에서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경험적인 치료법이란 뜻이다. 즉 치료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치료기전에 대한 해석이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이기에 어떻게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기에 더욱 위험한 것이 민간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스런 건강법은…. 과도한 위험성과 낮은 치료 효과로 인해 인기를 얻지 못한 치료법일 뿐
이미 효과와 안정성이 충분히 연구되고 증명된 정식 의약품이라 할지라도 그 적용증을 잘못 맞추거나 잘못된 용량을 사용하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는데, 아무도 정확한 기전과 사용법을 모르는 민간요법은 그 위험성이 너무도 크다.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수많은 민간요법들 중에서 그 기전이 정확히 밝혀져 사용법, 사용량, 또 사용례가 충분히 연구되고 검증된 것들은 이미 오래전에 ‘한의학’의 틀 안으로 들어와 있음을 상기해보면, 아직까지도 한의학이라는 제도권의 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민간요법은 간단히 말해 그 안전성과 효과가 전혀 검증되지 못했다는 이야기와 같다. 즉, 비밀스런 민간요법의 정체는, 과도한 위험성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치료효과로 인해 인기를 끌지 못한 마이너한 치료법일 뿐이다.
양의학에서는 무대에 등장한 시간이 짧아 아직은 과학적으로 충분한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최신의학의 위험성이 문제가 된다면, 한의학에서는 반대로 무대에 등장한지 수 백년이 지나도록 아직 그 안전성과 기전이 증명되지 못한 민간요법의 위험성이 문제가 된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의학상식은 바로 이 두가지라는 것을 기억하고, 인터넷에서 얻은 의학지식들은 실천하기 이전에 반드시 의사나 한의사 같은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먼저 문의를 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