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보다 인간을

몇년전에 “Her”라는 영화가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미래의 남자 주인공이 사랑에 상처를 받고 헤매고 있을때, 인공지능의 컴퓨터 시스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공상과학 이야기다. ‘사만다’라는 여자 이름과 목소리를 소유한 인공지능이 조금씩 남자 주인공의 인생에 변화를 주는 로맨틱 코메디이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씨리, 지금 날씨가 어떻지?”라고 물으면 “네, 온도는 79도에 흐린 날씨 입니다.” 답하는 단계를 훨씬 발전시킨 기술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생활에 더더욱 침투해 올 것을 확신하고 있다. 단, 언제 그 기술이 개발되는가가 관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인간성은 필요없게 되는 것인가?

 

 

다이어트에 관해서 대학에서 실험을 했다. 3 그룹으로 나누어서 실험을 실시했는데, 첫 그룹은 종이양식에 하루의 음식열량, 운동량을 기록하게 했고, 두번째 그룹은 같은 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하게 했다. 그리고 세번째 그룹에게는 인공지능의 인형모양 컴퓨터, 즉, 말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컴퓨터를 주었다. 대화없이 실행하는 첫번째와 두번째 그룹과는 달리, 세번째 그룹은 “좋은 아침. 오늘도 우리 건강하게 생활해요” 라고 하루를 시작하고, 음식열량, 운동량등을 컴퓨터와 대화로 입력하게 했다. 그리고 90일의 실험을 진행했다. 90일이 지난후, 연구자들은 놀라운 현상을 발견했다. 그것은 다이어트의 효과가 아니고, 행동의 변화에 대한 것이었다. 첫 두 그룹과는 달리 세번째 그룹은 자신의 인형모양 컴퓨터에 옷을 입히고, 이름을 지어주고, 마치 가족의 일원으로 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컴퓨터를 반환하지 않으면 안되냐고 의뢰했고, 컴퓨터를 반환시에도 인형 컴퓨터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첫 두 그룹의 그 누구도 자신의 종이양식이나 노트북 컴퓨터에 작별인사를 하지 않았다.

 

 

기술의 개발은 많은 업계에 이미 인간과의 접촉을 제거하고 있다. 불과 십여년전만 해도 은행에 입금을 하려면, 입금용지를 은행직원이 제공하고, 그 용지를 작성해서 다시 직원에게 주고, 입금확인서를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수표의 사진을 찍으면 입금이 가능하다. 생산업체들도 자동화시스템으로 더 이상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음식도 영화도 자판기로 표를 구입할 수 있고, 원만한 일상품들은 온라인 구입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과학의 발전에 우리는 더더욱 인간성을 갈망한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부동산도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사람의 손길을 거치지 않고 매매가 가능하다. 주택융자도 온라인을 통해서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방법을 선호하는지 알 수가 없다. 주택매매도 인간 삶의 한 일면이다. 어찌보면, 아주 중요한 삶의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는 삶을 충만하게 살기를 원한다.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 자신에게 대꾸해줄 상대, 자신을 알아보는 상대… 그래서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우리집은 다른 집보다 훨씬 좋아요. 왜냐하면…” “이 집은 가격이 너무 높지 않아요?” 이렇게 대화를 한다. 그러면 나는 로보트의 목소리가 아닌 인간의 목소리로 “물론이지요, 선생님”이라고 답한다. 손님들이 옷을 입혀주거나 이름을 지어주지 않아도 되는 인간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