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갑자기 관절이 붓고 아플때 (2)

이전의 글에서 이유없이 갑자기 관절이 붓고 아플 때 고려해야 할 질환 중의 하나가 감염성 관절염이라고 하였는데, 사실 감염성 관절염보다 덜 치명적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흔한 질환이 바로 류마티스, 대사성 관절염이고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통풍이다. 얼마나 아프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통풍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싶은데 이름 그대로 통풍의 통증은 매우 극심한 경우가 많다.

필자에게 최근 치료를 받았던 62세의 남자 P씨의 경우도 이런 경우였는데, 갑자기 발목의 통증이 하룻밤만에 생겨서 악화되어 필자를 찾았다. 전혀 다친 기억도 없고, 이렇게 발목이 아파본 적도 없다는 것이다. 관절천자 후 천자액을 분석하는 검사를 시도하였으나 발목 관절 천자를 시도하였으나 거의 나오는 삼출액이 없어서 확진을 할 수는 없었다. 결국은 임상적인 추정진단으로 치료를 시도하였다. 약물 치료를 시작하였는데 불과 이틀만에 병세가 눈에 띄게 호전되어 자유롭게 걸을 수도 있게 되었고 일주일 내에 부기가 완전히 빠지게 되었다.

통풍은 대개 아무런 외상이 병력이 없이 며칠 사이, 혹은 하룻밤 만에 관절이 붓고 통증이 오게 된다. 가장 유명한 곳이 첫번째 발가락의 관절에 오는 경우인데 대부분의 통풍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라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릎이나 손목, 팔목, 발목과 같이 다양한 관절에 통풍이 올 수 있고 이런 경우 단순한 염좌 등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만약에 전에 통풍의 증상이 이미 있었던 사람이 이런 증상이 반복해서 생기면 통풍이 생겼구나 하고 스스로 진단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런 병력이 전혀 없었던 사람이 최초로 발병하게 되면 진단이 매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가장 좋은 확진 방법은 관절 천자액을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요산 결정이 나오면 되는데 모든 진단에 관절 천자가 다 필요한 것은 아니며 임상적으로는 의사의 병력 청취와 진찰, 자기공명 영상촬영과 같은 검사를 종합해서 추정 진단이 내려진 후에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인도메타신, 스테로이드 제재, 콜치킨과 같은 급성 통풍 치료약을 쓰게 되며 장기간 예방치료가 필요한 경우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약이나 요산 배출을 활성화시키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필자와 같은 통증 전문의들이 하는 관절주사로 이런 통풍성 관절염의 증상을 비약적으로 완화시킬 수도 있는데 통풍 치료가 항상 주사를 요하는 것은 아니므로 의사와 상담 후에 최선의 치료를 결정하면 될 듯 하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통풍은 음식이 직접 악화인자가 되므로 술을 삼가해야 하고, 거의 모든 종류의 육식이 좋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건강에 매우 좋다고 알려진 정어리 등의 등푸른 생선이나 칠면조 고기도 통풍의 경우는 삼가해야 한다.
이렇듯 관절 질환은 다양한 원인과 치료가 있으므로 모든 관절질환을 그냥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