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생활의 시작: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문: 미국 이민 온 지 이제 6개월입니다. 한국에 있는 대기업에서 차장까지 일을 하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 이민을 왔습니다. 퇴사할 때 퇴직금도 받았고, 이민 오기 전엔 아파트도 팔았습니다. 넉넉하진 않지만 당장 생활비가 어렵거나 하진 않습니다. 16세, 14 세의 딸과 아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생각하면 여전히 이민 오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나름 많이 답답하네요. 지난 6 개월간 곶감 빼먹듯이 가지고 온 돈만 쓰고, 수입은 없네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혹시 조언을 해주실 수 있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답: 어떤 특정 사안이나 사건이 있어 조언을 해야 한다면, 저도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해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선, 저도 사실 자신 있게 드릴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저도 미국에 산지 어느덧 40년이 돼가고 변호사라는 전문직을 가지고 있지만 제 자신도 막막할 때가 종종 있으니까요. 그래서 길을 건널 땐 양쪽을 살펴보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그런 정도의 극히 초보적인 하지만 실용적인 조언을 몇 가지 올릴까 합니다.
우선 빚은 따로따로, 재산은 공동명의로 하십시오. 신용카드를 내거나 돈을 빌릴 땐 부부 중 한 사람만의 이름으로 하시고, 집을 사거나 자동차를 구입하는 등 재산을 획득할 땐 부부 공동 명의로 하십시오. 사업을 하게 된다면 리즈는 한 사람 이름으로만 얻도록 하십시요. 한 번의 실패가 패가( 敗家 ) 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교회의 목사, 장로 , 사찰의 스님 등과는 돈거래를 하지 마십시오. 특히 함께 사업을 하거나 사업체 매매는 하지 마십시요. 돈을 많이 벌어 십일조, 감사헌금, 시주 등을 하는 것은 좋으나, 종교인이 돈 버는 일에 동참하지는 마십시오. 사기는 모르는 사람한테 당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만, 아는 사람, 특히 믿음 안에서 만나는 형제, 자매에게 사기당하는 경우는 무척 많이 있습니다. 종교와 사업은 따로따로라는 점을 꼭 기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