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친구들과 중국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8명이 모두 메뉴를 보고 7명이 짬뽕을 주문하는데, 단 한명이 볶음밥을 주문하려 했다. 동시에 7명의 야유와 원성이 폭발하고, “야, 다 짬뽕으로 통일하는데 너는 왜 튀냐?” 그 중 가장 리더십(?)이 강한 친구가 “이모, 짬뽕 8개요”라고 볶음밥 의견을 묵살했다. 이 모습은 내가 자라오는 과정에서 쉽게 목격되는 사회적 체질이 되었다. 오늘 아침 스타벅스에서 8명이 줄을 서서 커피를 주문하는데, 모두 원하는 커피가 다른 종류였다. 개개인의 독창성, 개성이 확실히 표현되는 모습이 내가 살고있는 오늘이다.
사회는 변한다. 몇천년의 인간문명이 변해왔고 변해가고 있다. 그 변화는 어느 날 하루에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매일 변화하는 것이다. 현재 기존 정치인들에 불만과 실망이 도날드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유권자들은 도날드 트럼프가 좋아서 보다는 기존 정치꾼들이 싫어서, 그를 지지했던 것이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기득권자들은 다가오는 변화를 부정하고 인정하려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도날드 트럼프에 밀려서 2,3등을 해도 성공적인 캠패인이었다고 자찬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면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다.
부동산 업계는 ‘짬뽕’으로 일관 되었다. 손님들이 원하는 서비스, 필요한 서비스에 상관없이 일관된 서비스와 수수료를 부과해왔다. 이런 딱딱한 틈새에 인터넷 부동산회사들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인간적 교류를 통한 상거래가 필요한 부동산 매매는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기득권의 부동산 회사들은 현재 비지니스 모델로 성공했고, 앞으로도 유지를 목표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미래의 성공을 목표로 한다면, 다가오는 변화의 물결은 막으려는 노력보다는, 변화에 동참하고 물결을 타야 할 것이다.
인류문명에 인터넷의 효과는 혁명적이다. 학생들이 역사적 사건을 공부하기 위해서 몇십권의 백과사전, 역사책을 뒤적이던 시대는 가고, 키보드로 검색창에 단어만 올리면 된다. 맛있는 식당, 잘 고치는 핸디맨, 서비스 좋은 이사센터등도 인터넷을 통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부동산 매매에도 인터넷의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바이어들의 90% 이상이 원하는 주택매물을 인터넷을 통해서 미리 알아보고 있다. 주택매물을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서만 알 수 있던 불과 십여년 전의 비지니스 모델이, 오늘의 빠른 정보사회에서 살아 남기를 바란다는 것은 시대착오라고 생각된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입맛에 맞는 음식을, 아니 서비스를 선택하고 그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지불하는 시대가 다가왔음을 알 필요가 있다. 모두들 씽씽 자동차로 주행하는 시대에, 소 달구지를 고집하는 것은 향수에 대한 미련이 아니고… 그저 미련함 자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