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특권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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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 동안 절대 그런 일이 없었는데, 우편으로 교통 위반 딱지가 날아왔다.”라며 허허 웃었는데, 그다음 날 아내에게도 같은 장소의 같은 내용의 우편물이 도착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어서 가서 확인해 보니 없었던 새 신호등에 전에 없던 새 신호가 달린 것을 확인했다는 그는 어처구니없는 웃음만 지었다. 그렇다, 요즘 버지니아 운전 교통법이 새롭게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인터넷을 통해 교통법에 대한 설명서를 읽어 보니 그동안 생각지도 않았던 운전 법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어쩐지 요즘, 길거리마다 경찰이 좌~악 깔렸더라니까”라고 말하는 어떤 분의 말이 새삼스레 생각난다. 글쎄, 어떤 것이 또, 무엇이 바뀌었을까? 전의 안내책보다 페이지 수는 더 적어진 것 같은데 내용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섬뜩할 만큼 까다로워져 있었다. 하긴 뭐 미국 신문을 들여다보는 것도 아니오, 그렇다고 어쭙잖게 미국 방송을 듣는 것도 아니니 모를 수밖에, “운전 특권 정지” 글쎄 그런 것이 지난번에도 있었는지 생각나는 것은 없는데, 운전 법으로 새로 등장하신 어르신인 것 같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어떤 여인이 “매일같이 가면 어느 날은 붙겠지”라는 좋게 말하면 강한 심장으로 껄끄럽게 말하면 막무가내로 정말 매일같이 운전면허 시험을 보러 갔는데, 하루는 “이제 공부하고 오기 전에는 오지 말라.”라는 경고(?)를 내리더라는 것이다.

그거야 말 그대로 수십 년 전 일이니 새롭게 법이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 이제는 운전면허 시험에서 세 번 떨어지면, 무조건 운전 학교 그것도 DMV 또는 교육청으로부터 인가받은 운전 학교에 가서 수료증을 받아와야 네 번째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하니 이제 막 갓 이민 온 한인들이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그러나 한국의 운전 면허증이 있으면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규칙이 있다는 것에 대한 반가운 마음도 잠시, 경찰에게 그야말로 딱지란 놈을 세 번 받았을 때는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규정이 마음에 걸린다. 어떤 분이 “그래도 요즘은 한국어로 시험을 본다는데요.”라고 한다. 시험이야 얼마든지 볼 수도 있지만,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은 시험이 아니라 법이 까다로워졌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이다. 법을 몰라 혹은 잘 이해하지 못해 치러야 하는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단지 그것뿐이다.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분이 “전 운전 면허증이 없어요.”라고 하는 말에 “왜 운전 면허증이 없어요?”라고 묻자, “경찰이 가져갔어요.”라고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운전 정지당한 후 운전하다 다시 적발된 것이다. 그것도 불과 몇 달 전의 일이건만, 지금은 운전 정지당한 후, 다시 또 운전하다 걸리게 되면 면허증을 빼앗기지만, 두 번째 걸렸을 때는 12개월 동안 교도소라는 아주 아름답지 못한 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법이 생겨버렸다.

그러나 염려되는 것은 12개월을 지낸 후 다시 미국에서 살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아마 추방 명령을 받을 수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왜냐고요? 묻지 마세요, 그거야 당연히 우리는 이민자들이기 때문이지요. 미국은 경찰국가이다. 법이 무서운 미국, 몇 달 전, 남편 부하 직원인 현역 육군 중령이 인터넷으로 포르노 영상을 본 것이 탄로되어 지금 교도소에 가 계신 것을 보면, 우리 모두 조심, 조심 그리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면 그다지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 일로 교도소까지 가야 하는 게 미국의 법이다. 하긴 공무원이 법을 위반하면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만, 운전하다 그야말로 재수(?) 없이 걸리게 되면 골치 아픈 일이 너무 많을 것 같다. 특히, 음주 좋아하시는 우리 한인 여러분이 나 하나쯤이야 하 다 걸리고 난 후, 후회하시는 일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 “한 잔은 괜찮다.”라고 말은 하지만,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석 잔이 될 때부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클 것 같다. 아주 오래전, 어떤 여자분이 “속도위반에 걸려 벌금을 냈는데, $2,600을 더 지급하라는 독촉장이 왔다.”라고 하며 “이게 뭐예요?”라고 물었다. “혹시 담배 피우셨어요?”라고 하자, “그걸 왜 물어요?”라고 하였다. 결국, 그녀는 자신이 담배를 피우다 놀라서 창문 밖에 담배를 버렸다고 했다. “담배를 밖에 버리면 벌금 시작이 $2500입니다.”라고 하자 “그런 걸 어떻게 아세요?”라고 했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요?”라고 하더니 “죄송하지만, 법원에 가셔서 에누리 좀 해 달라고 해 줄 수 없느냐?”라고 하던 그녀가 어떻게 그 일을 처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게 모르게 변하고 있는 미국 법이야 그렇다 치고 매일같이 해야 하는 운전에 대한 교통 법, 운전 규칙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