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질병 – 1편

79세 남성 M씨가 최근 생긴 어깨 통증으로 필자를 방문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평소에 운동을 정력적으로 하시는 분인데 얼마전에 헬스장에 가서 열심히 아령을 들고 나서 어깨에 통증이 생겼다고 했다. 사실 아령 운동을 근육을 기르는 운동으로서 젊은 사람조차도 많이들 하는 운동은 아니다. 대개 육체미를 하는 사람이나 꼭 육체미를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근육을 기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하게 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주로 이런 운동을 하게 되는데 79세나 되신 분이 이런 운동을 하셨다는 사실이 꽤 신기하게 생각이 되었다.

 

왜 이렇게 열심히 하셨냐고 그랬더니 옆에서 젊은 애들이 하는 것을 보고 본인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과시겸 하셨다고 하셨으니 역시 젊은 사람들에게 조차 지는 것을 싫어하는 남성의 심리를 볼 수 있어서 속으로 참 재미있게 생각되었다. 그리고 자랑스럽게도 M씨는 아령을 옆의 젊은 친구들보다 오히려 더 많이 하고 아령을 내려 놓았다고 한다. 아마도 할아버지 연배의 어르신이 그렇게 아령을 많이 하는 것을 본 젊은이들이 꽤 놀라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이 운동을 하신 M씨는 자랑스럽게 집에 오셨지만 그 다음 날부터 팔이 올라가지 않게 된 것이다. 손을 올리려고만 하면 어깨에 통증이 너무 와서 손을 올리기가 힘들어졌다. 젊은 사람이야 하루 이틀 어깨가 뻐근하고 몇 밤 자고나면 회복이 될 일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멈추지 않자 병원 방문을 결정하셨다고 한다. 필자의 경험상 이런 통증이 생기면 대개 침을 맞아보든지, 집에서 애드빌 같은 진통제를 드시든지, 척추신경이나 물리치료를 찾아서 치료를 받다가 안되면 필자에게 오는 환자가 많았는데 어쨌거나 M씨는 필자에게 바로 찾아오셨다.

 

진찰을 하는데 심상찮은 소견이 있었다. 이두박근에 해당하는 부위가 모양이 변한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지만 볼록 튀어 나와서 마치 근육이 매우 많이 발달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모양이 넓게 볼록한 것이 아니고 약간은 뾰족하다 싶게 튀어 나와 있었다. 이런 소견은 이두박근 힘줄이 파열되었을 때 나오는 것이라 필자도 약간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이학적 진찰을 하면서 이두박근의 힘이 현저하게 저하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 안된 일이지만 필자의 추정진단이 99% 이상 맞게 된다. 확진을 위해서 어깨 MRI, 즉 자기 공명 영상촬영을 시행하였고 아니나 다를까 이근박근 힘줄 파열로 진단이 되었다. 한번 욕심내서 운동하다가 어깨의 힘줄이 끊아져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어쨌거나 결론적으로 M씨는 다른 곳에 가지않고 필자에게 먼저 찾아오신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어쨌거나 진단을 빨리 찾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음에 계속 이어서 이야기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