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산다는 것은 과연 축복 또는 불행?

 

앞으로 10년 후, 즉 2026년경이 되면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되는 ‘고도의 고령화 사회’가 된다고 한다. 노년 인구가 이렇게 증가함에 따라 당연히 퇴행성 관절염 등과 같은 노인에게 발생되는 퇴행성 질환의 유병률은 매우 높아질 전망이다. 뇌를 비롯한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도 마찬가지 경우로 매우 증가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약 10년 후가 되면, 치매를 비롯한 뇌의 퇴행성 질환을 갖게 되는 환자의 숫자는 적어도 약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의 하나인 알쯔하이머병의 경우 알쯔하이머 학회(Alzheimer’s association)가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현재 65세 이상의 인구의 약 6퍼센트에서, 65세 이후 이 숫자는 매 5년간 두배로 증가를 계속하여, 85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50%이상에서 알쯔하이머병을 앓게 된다고 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알쯔하이머병과 같은 뇌의 퇴행성 질환에 걸리게 되며, 이로 인해 매우 심각하게 노년의 삶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인지 쉽게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연구에 의하면 이와 더불어 치매 환자 및 그 가족들을 부양하는데 드는 사회적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심각한 사회적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치매 등의 퇴행성 신경계질환은 한 개인의 건강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직면한 매우 중차대한 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이에 대한 최선의 대응 방법 중의 하나는 이러한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통해 환자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치매의 경우, 치매의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경도 인지 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를 일찍 발견하여 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의 시작하는 것이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치매라 함은 흔히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만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기억력만이 아니라, 정확히는 뇌의 고등 기능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인지기능의 장애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뇌의 인지기능에는 기억력을 포함한 여러가지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즉 치매는 뇌의 어느 영역의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겼는지에 따라 여러가지의 매우 광범위한 증상으로 시작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치매와 관련하여 신경과 의사가 평가하는 인지기능(cognitive function)이라 하면 보통 다섯가지 분야를 통틀어 말한다. 이 다섯가지 영역에는 기억력(memory)을 포함하여, 주의력(attention), 실행능력(executive function), 시공간인지력(visuospatial perception) 및 언어능력(language)이다.

 

예를 들어 인지기능의 하나인 언어능력에 장애가 시작되면 환자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을 금방 떠올려 내지 못하며, 물건 이름들을 바로 생각해 내지 못하고, 글을 써보라고 하면 매우 힘들어 하거나, 어떤 글을 읽고 이야기의 줄거리를 말해보라면 이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책을 읽을 때도 같은 문장을 여러 번 읽어야 이해를 할 수 있으며, 말수 또한 감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듯 기억력만이 아닌 특정 인지기능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야 말로 치매의 조기진단에 매우 중요한 방법이라 할 것이다. 신경계의 노화와 더불어 찾아오는 신경계의 퇴행성 질환들은 노년의 불청객이라 할 수 있다. 퇴행성 질환이니 만큼 말 그대로 나이가 들어갈 수록 질환이 생길 확률은 증가하게 되며 또한 치료에 있어서도 완치라는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조기에 발견하여 일찍 치료를 시작하여 최상의 관리가 가능하다면 환자 및 환자 가족들의 삶의 질을 오랜 동안 최대한 높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신경내과 전문의 및 의학박사 임정국 (상담 문의: 임정국 신경내과 571-620-7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