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으면 다리가 아픈 사람

50 중반의 미국인 환자가 다리 통증으로 내원했다. 이 사람의 증상은 평상시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데 앉아서 일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갑자기 양쪽 다리로 압력이 느껴지면서 발바닥, 발목, 무릎 관절로 통증이 느껴지고 나중에 다리가 저리게 되는 것이다. 이 사람의 업무는 주로 전화로 고객과 상담하는 것인데 전화를 받다가 갑자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갑자기 다리로 통증이 느껴진다고 한다.

 

 

이 환자는 이러한 증상이 생긴지 3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일반 내과, 정형외과, 신경내과, 발전문 병원을 다니면서 피검사, 신경검사, x-ray, MRI 등의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상에는 의학적으로 뚜렷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어떤 의사는 이 환자를 통풍 초기 증상으로 진단하고 어떤 의사는 류마토이드 관절염으로 진단하면서, 그동안 약물치료를 받았지면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더욱 악화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다시 검사를 받았는데 결국 이 환자는 통풍도 아니고 류마토이드 관절염도 아니고 정상으로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도 증상은 점점 악화되어서 친구의 추천으로 건스테드 카이로프랙틱을 시도해보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의학적으로 병의 뚜렷한 원인을 찾지못하는 경우는 언제나 가장 기본적인 것 생활 습관 부터 확인을 해야 한다. 모든 병에는 원인이 있는데 평소에 어떻게 몸 관리를 하는지에 따라 병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 환자의 자세를 보니 상담하는 내내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손으로 허리와 주변의 근육을 만져보니 마치 나무 기둥을 만지는 것처럼 허리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허리가 아픈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전에 허리통증을 느낀 적이 있지만 다리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부터 허리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2달 전에 찍은 허리 MRI를 보니 허리 디스크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초기 퇴행증상이 보이기는 했지만 디스크가 찢어지면서 손상되는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환자를 똑바로 세워서 척추 전체를 보는 X-RAY를 찍고 척추의 모양을 확인해보니 허리가 몸무게에 눌려서 뼈가 뒤로 빠지고 일자 모양으로 변형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사를 통해서 본인이 내린 진단은 나쁜 자세에 의한 허리척추의 변이, 그에 의한 근육 경직 그리고 신경 및 혈관 압박이다.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하면 구부정하게 앉아서 사무직으로 오랜 기간을 일하다 보니 허리가 몸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뒤로 빠지면서 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때문에 골반과 허리 주변의 근육이 서서히 뭉치면서 틀어지는 척추를 안정시키기 위해 근육이 굳어지게 되고 그 결과 굳어진 근육이 신경과 혈관을 서서히 압박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진행되면 (물론 때에 따라서 허리에 통증을 느낄 때도 있지만) 몸이 서서히 적응을 하기 때문에 가끔 허리가 뻣뻣함을 느낄 수는 있지만 허리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러한 상태에서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아서 근육이 더욱 경직되면 신경과 혈관이 갑자기 눌리면서 이 환자가 경험하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틀어져서 굳어버린 척추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곳을 교정하고 평상시 일하는 자세를 개선시키고, 약해진 근육을 운동을 통해서 강화시켜야 한다. 비만인 사람이 며칠 식생활 개선하고 몇번 뛴다고 갑자기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를 꾸준히 하면 결국 효과를 보는 것처럼 꾸준히 교정을 받고 자세를 고치면 이 환자도 결국 증상이 약해지고 완치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