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올바른 건강 관리법 (7) 질에서 나오는 분비물: 냉

자연스럽지 않게 흐르는 질의 분비물은 병의 신호다
일반적으로 여성 생식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냉이라 하는데, 냉(冷)은 흔히 대하(帶下)라고도 부른다. 물론 여성의 생식기에서는 자연적인 생리 현상에 따라 생리하기 직전이나 직후에 일시적으로 분비물이 나올 수 있으며, 또 성관계시 애액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아무런 분비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냉이 가진 병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말로는 질염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여성의 몸에서 ‘자연스럽지’않게 흐르는 분비물은 반드시 몸에 이상이 있는 상태임을 의미한다.
포기하면 편하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이 냉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기피하며 병을 키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이 냉이 여성의 외부 생식기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한 증상이기도 하고 또, 증상 자체는 쉽게 치료가 되는 듯 하면서도 자꾸 재발이 되어 중간에 포기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임상속에서 관찰하면, 많은 여성들이 위와 같은 이유로 치료를 포기한 채 본인의 증상을 그저 조금 지저분하거나 불편할 것 뿐이라 여기며 외면하듯이 지내는 것을 본다. 그러다가 증상이 더 이상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가 되면 그때서야 치료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세정제와 항생제를 사용한 치료의 장단점
본래 여성의 질에는 본래 여러가지 종류의 균들 (정상균주)이 상주하고 있고 이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여성의 질이 곰팡이균같은 외부 세균에 감염되거나 ‘어떤이유’로 질내 ‘정상균주’의 세력균형이 깨지면 염증을 동반한 각종 분비물이 생기는 대하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대한 현대의학적 접근법은 통상 분비물을 위한 세정제와 세균을 제거하기 위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이다. ‘현재의 이상 상태’에 초점을 맞추고 치료를 진행하는 셈이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세균을 죽이고 분비물을 씻어내는 치료의 경우, 증상의 완화 효과가 즉각적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질의 상태는 근본적으로 개선이 되질 않으므로 거의 반드시 재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세정제 자체도 자주 사용하기에는 여성의 몸에 독한 편이라 부담을 준다. 물론 기존의 불균형 상태에서 발생한 질병상태와 그로 인한 불편함은 기존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기 악영향을 서로 끼치는데, 그 과정에서 스스로는 더이상 회복하기 힘든 정도까지 질의 상태가 악화되는 최악의 경우도 있기에 이러한 국지적인 치료도 매우 중요하다.

 

 

한의학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할 때
하지만 오랫 동안 치료를 하여도 낫지 않거나 자꾸만 반복해서 재발이 될 경우는 양방적인 치료만으로 몸이 스스로 자생력을 회복하여 치료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한의학적인 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은데, 한의학적인 치료법이 현대의학적 치료법만큼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경우 근본치료를 통한 재발 방지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내는 편이다.

 

 

한의학에서 보는 냉의 원인과 치료
일단 한의학에서는 비장이나 신장의 기운이 떨어져 체내에 습열이 발생하는 것, 또는 자궁의 기혈순환에 문제가 생겨 상태가 냉해지는 것을 대하의 주 발생 원인으로 본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세균감염, 일시적인 호르몬 불균형, 종양으로 인한 분비물 발생같은 원인들은 모두 증상을 격발시킨 최종 자극일 뿐, 너무 더워지고 습해지거나, 혹은 차가워져 버린 자궁 자체의 불균형이 대하의 근본원인이라는 것이다. 만약 자궁에 이러한 선천적인 불균형 상태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위에서 언급한 자극들은 애초에 쉽게 발생할 수도 없고, 설사 예기치 못한 변화로 인해 발생하였다 해도 짧은 시간내 우리 몸은 스스로 정상회복하였으리라 보는 것이다. 이처럼 한의학 치료는 많은 경우 ‘병’ 자체의 생리보다는 ‘병에 걸리기 쉬운 몸상태’의 생리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적인 기준에서 자궁의 기혈순환에 문제가 생겨 냉증으로 인해 발생한 대하의 경우는 보통 맑은 색에 냄새가 적으며, 습열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대하의 경우는 분비물의 빛깔이 탁하고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맑은 분비물이 나오는 대하가 탁하고 냄새가 나는 대하보다 치료에 많은 시간을 요한다. 치료는 탕제 형식의 한약처방이 주가 되는데 대하의 원인에 따라 비위의 기운을 끌어올려 습담을 제거하거나, 신기와 진액을 보충하고, 혹은 자궁의 기혈순환을 돕는 식으로 치료에 임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치료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침, 훈욕, 좌약같은 치료법을 병행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몸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탕제를 중심으로 한 한약치료가 기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