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정맥류란?
하지 정맥류는 영어로는 spider vein이라고도 불리는데 다리에 비쳐 보이는 파란 정맥 혈관이 꼭 거미줄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병명이다. 하지 정맥류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가 든 사람에게 흔하게 나타나는데 그래서 중년 여성에게 가장 흔하다.
어느 정도 자연스레 혈관이 비쳐보이는 것은 별다른 이차증상만 없다면 정상이라지만, 그 정도가 미관상 지나치게 흉해 보일 때가 있어 많은 이들이 이로 인해 고민을 한다. 이에 설상가상으로 발이 무거운 느낌과 다리의 피곤감, 혹은 아리거나 화끈거리는 통증까지 나타나면 더욱 괴롭다. 하지 정맥류는 오래 서 있거나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증상이 더 심해지며, 특히 새벽녘에 종아리가 저리거나 아파 잠을 설치기도 한다. 심지어는 혈관 주변의 피부색이 검게 변하기도 하고 피부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 정맥류가 생기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하지 정맥류는 혈관(정맥)에 있는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이다. 심장에서 나가는 혈액인 동맥혈은 심장에서 쥐어 짜는 힘에 의해 움직이기에 압력도 높고 흐름도 빠르지만, 심장으로 들어오는 정맥혈은 압력도 낮고 흐름도 느리다. 문제는 혈액의 흐름이 지나치게 약해지면 혈액이 혈관을 역류할 수 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 역류를 막기 위한 장치인 판막을 망가뜨리게 되고 이로 인해 생기는 여러 증상들을 통틀어 하지 정맥류라 한다.
현대 의학이 바라보는 하지 정맥류의 원인과 치료법
그런데 이 혈액이 역류하려는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현대의학과 한의학 사이에 관점의 간극이 생긴다. 예를 들자면 현대의학에서는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중력을 따라 피가 하지에 몰려 정맥이 늘어나게 되고, 흡연을 하면 혈관벽의 탄력저하가 일어나 정맥판막의 기능저하가 일어나며, 임신을 하면 태아가 자궁 아래 있는 혈관을 압박하여 하지의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는 식으로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그래서 현대의학은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고 수면시 다리를 위로 올리고 자는 식으로 이 외부의 요인들을 줄여 나가는 방법을 취하면서, 동시에 레이져나 수술 요법을 통해 이미 망가진 판막이 있는 혈관으로의 혈액 흐름을 막아 버리는 방식을 취한다.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원인과 치료법
반면 한의학에서는 약해진 심장의 기운, 체력의 저하, 어혈(瘀血), 혹은 담음(痰飮, 끈적한 피상태)같은 인체내의 불균형 요인을 하지 정맥류의 원인으로 보는데, 이는 현대의학에서 지목하는 자극들에 노출이 되어도 이미 인체내의 불균형 요인이 없었다면 하지 정맥류로 병이 발전하지는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의학에서는 외부 자극보다는 내부의 균형에 치료의 중점을 둔다. 심장의 기운이 약해지면 몸 전체의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며, 체력이 저하되면 혈액이 필요한 다음 곳으로 쉬이 이동할 수 없게 되므로 하지 정맥류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어혈(瘀血)이란 피속의 불순물이 증가하거나 한열의 성질이 한쪽으로 과하게 흘러 혈액순환 자체가 막히게 된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는 하지정맥류의 원인이면서 동시에 결과이기도 하다. 또 담음(痰飮)이란 몸속에서 과도하게 발생한 불순물이 피속으로 흘러들어가 피가 끈적하게 탁해진 상태를 의미하는데 담음이 많아지면 피가 잘 흐를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몸의 전반적인 건강과 균형을 회복시키기 위해 혈관에 대한 치료를 행하기 보다는, 식이요법, 운동, 침구,부항, 한약 요법등을 포괄적으로 사용해 몸 전체의 상태를 개선하는데 집중한다.
한의학 치료와 현대의학적 치료의 장단점
현대의학에서 운동이 하지 정맥류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자신의 체력에 비해 지나치게 격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의 균형이 깨져 체력이 떨어지고, 담음(痰飮)이 생기므로 오히려 운동을 하지 정맥류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본다. 또 오래 서 있거나 피로하지도 않았는데 하지정맥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때는 기체나 담음을 원인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식이요법이나 한약/침구 요법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이미 물리적이 손상이 광범위하고 깊게 일어나 한의학적으로 몸의 균형을 회복하여 혈류의 흐름을 개선하는 것 만으로는 온전한 회복이 힘든 경우도 있는데 이럴때는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다시 생각하면 혈류의 개선 없이 수술을 통해 국지적인 손상만 회복시킨 경우는 언제든지 다른 부위에서 증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하지 정맥류의 치료에 있어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 후 적합한 치료가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