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7세 여성환자의 이야기로 칼럼을 시작하려고 한다. 이 여성환자는 손과 발이 저리다는 증상으로 신경내과 전문의(neurologist)인 필자를 찾아왔다. 먼저 진찰을 통해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환자가 호소하는 “저리다”는 증상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경우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자는 흔히 피가 통하지 않을때 마비되는 것 같은 이상한 감각을 저리다고 할 때도 있었고, 또 때로는 손발에 전기가 순간 통하는 것 같은 느낌을 저리다라고 말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특히 발바닥의 경우, 불난 것같이 화닥거리는 뜨거운 느낌과 더불어 때로는 마치 자갈밭을 걷고 있는 듯한 불쾌한 느낌도 호소하기도 하였다. 손의 경우 운전을 하거나 팔을 위로 들어 올릴때 마다 저린 증상이 유발된다고 하였으며, 손의 악력(쥐는 힘) 또한 떨어져서 물건을 잡고있거나 병뚜껑을 돌려 병을 여는 것 등이 예전같이 쉽지 않다고 하였다. 또 한가지 환자가 주목한 사실은 다리가 저림과 동시에 걸음걸이도 갈수록 불안해지면서 쉽게 균형감을 잃고 넘어지려는 경향을 보인다고도 하였다. 환자는 또한 오랜동안 목과 허리의 통증을 앓아 왔으며 목과 허리도 최근들어 자주 불편하다고 하였다.
환자는 60대 초반 부터 손발이 저리기 시작하였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저리는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고 하였다. 환자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에는 오른손과 오른발의 손끝과 발끝에서 동시에 저리기 시작하였는데 어느 순간에서 부터 왼쪽 손발도 저리는 감각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저리는 감각과 동시에 환자는 쑤시는 통증도 호소 하였는데 이는 특히 오른쪽 손발이 심하다고 하였다. 또한 일반적으로 환자의 손발저림은 특히 오후가 되면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으며, 이 때문에 자주 잠자리에 들기가 매우 어려우며, 잠이 가까스로 들고 나서도 환자는 손발을 많이 움직이며, 손이나 발바닥의 불편한 감각으로 매우 자주 깬다고 하였다. 더군다나 손저림은 잠자는 중에 매우 심하게 자주 발생하여 손을 자주 흔들거나 터는 걸로 증상을 그때마다 해소시킨다고 하였다. 과거력상 환자는 고혈압(Hypertension), 고지혈증(Hyperlipidemia) 및 당뇨(Diabetes)를 오랜기간 앓아 왔으며 과거 뇌졸중(Stroke)도 가볍게 한번 온적이 있었다고 하였으며, 최근 들어서는 주치의로 부터 당뇨로 인한 합병증(complication)도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하였다. 신경내과 의사인 필자의 머리엔 환자의 손발저림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에서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흔히들 손발이 저리다는 증상은 어떤 이유에선지 몰라도 대부분 “혈액 순환(circulation)”이 안되서 그런다고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느 의학적 사실과 매우 다르다. 손발을 포함 사지가 저리는 증상의 대부분은 신경(nerve)의 이상으로 나타난다. 버거씨병(Buerger’s disease)이나 레이노드병(Raynaud’s disease)와 같은 소수의 특이한 혈관계(vascular system)의 질환을 제외하고는 손발이 저린 증상의 90%이상은 신경계(nervous system)의 이상으로 발생된다고 말하여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필자를 찾아온 이 여성 환자의 경우 손발저림 증상에 대한 여러가지 다양한 신경학적 검사들을 통하여 여러가지 신경학적 이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필자는 앞으로 여러 주에 걸쳐서 위 여성환자의 경우를 분석하면서 이 환자의 손발 저림을 일으키는 매우 흔한 신경계 질환 또는 신경질병들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신경내과전문의 및 의학박사 임정국(상담 문의: 임정국 신경내과 703-277-3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