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와의 연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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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에이전트의 근본임무는 자신을 고용한 손님의 주택매매 목적을 달성시켜 주는 것이다. 셀러에게 고용되면, 셀러에게 최고의 가격으로 주택을 빨리 팔아야 하고, 바이어에게 고용되면 최저의 가격으로 원하는 주택을 빨리 구입하게 도와줘야한다. 이는 간단하고 참으로 쉬운 임무이지만, 현실을 꼭 그렇지만 않다. 돈이라는 아주 예민한 놈이 손님과 부동산 에이전트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셀러가 집을 팔기로 결정하면 부동산 에이전트와 리스팅 가격과 마케팅 전략을 상의한다. 그리고 에이전트를 고용한다. 이상적인 경우에는, 에이전트의 능력과 경험을 기준으로 고용하겠지만, 현실은 돈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비싸게 팔겠다고 하면서 가장 낮은 커미션을 요구하는 에이전트가 경험과 능력의 에이전트보다 쉽게 선택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한다. 그런데 돈보다도, 경험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신뢰(信賴)다. 신뢰는 사전에 “타인의 미래 행동이 자신에게 호의적이거나 또는 최소한 악의적이지는 않을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말한다.”

에이전트 입장에서 손님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안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정확한 정보나 자신의 의견이 손님이 원하는 것과 같지가 않으면, 가령 매매가격이 너무 높은 경우, 에이전트는 딜레머에 빠진다. 정확한 정보와 의견을 제시해서 손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더라도 현실을 보여주느냐. 아니면 그냥 입다물고 있느냐. 원인은 손님과 에이전트 사이에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신뢰가 존재하면 손님은 에이전트의 제안이 곧 자신의 참 이익임을 인지하고 존중해 줄 것이고, 에이전트는 거침없이 입바른 소리를 제안할 것이다. 그런데 손님과 에이전트의 관계가 신뢰로 연결된 것이 아니고, 돈(커미션과 판매제시액수)으로 되어 있으니 듣기 좋은 소리만 해야 되는 것이다. 이 돈의 연결고리가 끊기면 손님과 에이전트의 관계도 끊기는 것이다.
한 손님이 나에게 주택리스팅을 의뢰했는데 가장 중요한 조건이 빨리 제값을 받고 파는 것이었다. 그 손님은 한달뒤에 다른 주로 이사하기 때문에 제값 받는 것 만큼, 빨리 파는 것이 중요했다.

그 손님은 이미 나와 오랜 교류로 나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판단해서 다른 손님들에게는 권하지 않는 제안을 했다. ‘바이어 에이전트 커미션을 높이자’ 였다. 바이어 에이전트가 자신의 손님들에게 집을 보여주는 우선 순위를 높이기 위해서, 바이어 에이전트들을 간접적으로 셀러의 에이전트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커미션을 1% 더 주기로 했다. 그리고 다른 이웃들이 오랫동안 매물로 주택을 팔지 못할때, 단 열흘만에 계약서를 받고 판매했다. 이 성공은 절대로 에이전트의 능력 때문이 아니다. 이런 정도의 아이디어는 대부분의 에이전트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가 성공의 열매를 맺은 결정적 요건은 손님과 에이전트 사이에 신뢰가 연결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이에는 “에이전트의 미래 행동이 자신에게 호의적이거나 또는 최소한 악의적이지는 않을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