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간에 어지러움증을 가진 환자들은 여러 과목의 전문의들에게 돌아다니면서 별다른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그냥 그러려니하고 참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였는데 이렇게 어지러움증을 무시하고 사는 것에는 한가지 큰 부작용이 따른다. 그냥 어지러운 것은 암도 아니고 심장병도 아니기 때문에 사는데 커다란 장애가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시각, 청각, 평형 감각, 근력 등이 떨어져 있는 노인에서는 낙상 사고를 일으키는 매우 중요한 원인이 된다.
낙상사고라는 것은 침대나 의자에서 떨어져 다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걷다가 넘어지는 것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혹시 밤 중에 화장실을 가기위해 어두운 방에서 일어나 걷다가 무엇엔가 걸려서 혹은 갑자기 무릎의 통증 등으로 넘어져본 경험이 있다면 이런 것도 다 낙상사고에 포함된다.
미국 정부와 보건당국, 의료계에서는 이런 낙상사고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노인층에서 낙상은 골절과 같은 치명적일 수 있는 손상과 직결되고 이는 개인적인 손실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의 통계를 보면 연간 1백 50만건 이상의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이런 골절의 거의 대부분은 젊은 사람들처럼 운동하다가 부딪쳤다거나 나무에서 떨어져서 생긴 것이 아니고 집에서 사소하게 엉덩방아를 찧는 등 가벼운 낙상으로 인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낙상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은 미국에서 연간 140억불에 이른다. 1백만불이 얼마나 큰 돈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그 1백만불보다 14,000배가 큰 돈이 낙상으로 인한 손상의 치료와 재활에 소비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국가적인 문제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것이 낙상으로 인해 흔히 생기는 골반골 골절의 경우 일단 사고가 나면 20%의 환자는 1년내에 여러가지 다양한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낙상 사고가 일어나는 중요한 원인이 바로 사소한 어지러움증이니 어지러움증을 조기에 발견해서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전편에서도 설명했듯이 어지러움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수많은 전공의 의사들로 나뉘어져서 환자 입장에서는 누가 진짜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모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원인이 다양한 어지러움증이 치료는 의외로 단순하게 적절한 재활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정확한 진단만 내려진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수 있다.
다음 번에는 이런 어지러움증의 진단을 위해서 어떤 방법이 있는지 설명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