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환자를 진료를 하다보면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인과 백인을 비롯한 다른 인종간에 약간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중 한가지는 백인은 허리와 목 통증 환자가 많은 반면에 한국인은 다른 부위의 통증이 골고루 많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의 진료실에도 허리와 목 통증을 주소로 찾는 환자가 매우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비율적으로 볼 때 무릎과 어깨 통증 환자가 결코 적지 않은 것은 분명 백인들과 다른 점이다. 오늘은 그래서 어깨 통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치료를 받았는데도 낫지 않는 어깨 통증이 대상이다.
필자를 찾는 어깨 통증을 가진 환자는 대개 오십견, 극상근 건염, 이두근 건염, 극하근 건염 등이 대부분이고, 드물게 석회성 건염, 어깨 관절염, 견봉쇄골 관절염 등의 다른 질환이 드문드문있다. 일반인들로서는 어깨 통증하면 오십견 한 가지만 생각하기 쉽지만 이렇듯 어깨가 아픈 질환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치료도 다양하기 때문에 짧은 본 지면에서 모든 질환의 예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질환에 관계없이 잘 치료가 되지 않는 질환은 대개 비슷한 원인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 이유는 진단이 틀렸을 경우이다. 필자가 만난 39세의 N씨의 경우 무려 6개월을 교통사고후 생긴 어깨 통증으로 오십견의 진단하에 각종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어깨가 낫지 않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극상근 건염이어서 단 한번의 주사요법으로 나은 경우도 있었다. 의사가 아무리 유능해도 모든 질환에 다 전문가일 수는 없으므로 통증이 잘 낫지 않는 경우는 통증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둘째 이유는 해결이 되지 않는 원인이 잠복해 있는 경우이다. 55세의 K씨는 중풍이 온 남편을 간호해야 하는 주부였는데 계속 집안일을 하면서 남편의 수발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극상근 건염이 아무리 치료해도 자꾸 재발하고 있었다. 다행히 지속적인 약물 요법과 물리치료로 어느 정도 통증을 조절할 수는 있었지만 이렇게 원인이 해결이 되지 않으면 치료의 효과도 지속되지 않는다.
셋째 이유는 치료가 틀린 경우인데 유감스럽게도 잘못된 치료를 받고 나서 낫지 않는다고 필자를 찾는 환자가 가끔 있다.
어쨌거나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통증은 그 이유가 있다. 필자도 해결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왜 통증이 낫지 않는지 이유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파악해주는 것도 의사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