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아프게 하는 원인은 다양한데 개개의 통증의 원인을 감별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어떤 자세가 통증을 더 악화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실제를 진료를 하다보면 모든 상황에서 모든 자세에서 통증이 다 똑같다고 주장하는 환자를 만나게 되기도 하지만 어떤 환자들은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서 통증이 더 악화되는지 자세히 알려주기도 한다.
가장 흔한 것이 디스크 탈출증으로 인한 요통인데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오래 앉아 있는 것이 통증을 악화시키고, 기침을 하거나 배변을 위해 힘을 주는 동작만으로도 통증이 악화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디스크 탈출증이나 허리의 관절염이 척추관 협착증을 일으킨 경우에는 걷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되는데 조금만 오래 걸어도 다리가 땡기고 저린 통증이 악화되어 꼭 앉아서 쉬어야만 통증이 해소되기도 한다. 또한 요추에 후관절에 퇴행성 염증이 있는 경우는 앉거나 누우면 괜찮은데 오래 서 있으면 허리와 엉치가 아파서 서 있지를 못하게 되고 걸으면 오히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오늘 이야기할 ‘요방형근 증후군’은 허리의 ‘요방형근’에 생기는 일종의 근육질환인데 앉아서 쉴때나 허리를 숙이거나 옆으로 몸을 기울일 때 통증이 악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마치 디스크 탈출증과 유사한 통증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질환의 경우 다리로 뻗어서 내려가는 통증이 거의 없이 대부분 허리에만 통증이 국한되지만 간혹 통증이 뻗어 내려가더라도 엉덩이와 대퇴 후면까지만 내려가는 경우도 있고 흔하지는 않지만 고환이나 음낭부위의 대퇴부로 방사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을 바탕으로 진찰을 하게 되면 가장 특징적인 것이 옆으로 누웠을 때 요방형근을 촉진하면 매우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데 요방형근 증후군과 유사한 통증을 만드는 디스크 탈출증이나 신장 결석, 요추관절 염좌등과 감별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또한 12번째 갈비뼈를 촉진하면 매우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전에 필자를 찾았던 56세 여성 L씨가 바로 이런 전형적인 요방형근 증후군으로서 앉거나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아픈데 앞으로 숙여도 아프고 옆으로 몸을 기울여도 아프다고 하였다. 진찰을 해보니 요방형근의 전형적인 압통이 있어서 진단을 쉽게 할 수 있었다. L씨의 경우 흔히 방사쇠주사요법(trigger point injection)이라는 일종의 근육 주사를 통해 손쉽게 치료할 수 있었으나 차후에 재발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물리치료를 함께 처방한 바가 있다.
그냥 한번 지나가지 않고 요방형근 증후군이 만성화되어 재발하는 경우도 매우 흔한데 주된 원인은 양쪽 다리 길이가 맞지 않거나,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일을 하는 경우, 골반이 틀어진 경우, 척추 측만증이 있는 경우 등이 있는데 이런 경우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