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021년과 2022년에 생긴 천문학적인 세금 액수에 대한 IRS 독촉 고지서를 들고 오는 고객들을 보면 주식이나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많았다. 오늘 다녀간 젊은 멋쟁이 미국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사십 대 초반의 이 부부는 남편이 애지중지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암호화폐 거래로 2021년 엄청난 양도소득을 실현했고 곧바로 다시 암호화폐 시장에 재투자된 이 소득은 휘발성 높은 거래로 인해 가치가 많이 떨어지고 말았다.
작년 한 해 동안 이와 비슷한 문제로 골치를 앓다가 우리 로펌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세금 문제를 해결한 고객들이 많았으나, 이번 고객의 개인세금은 과히 역대급이었다. 양도소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세금 계산만 백만 달러 (한화 13억원)가 넘었다. 게다가 2022년과 2023년도는 지레 겁을 먹고 세금보고 조차 하지 않은 상태이니 세금보고서를 제출하는 순간 추가로 세금 빚이 늘어날 것은 당연지사였다.
만약 고객의 현재의 재정 상태가 세금을 분할납부로도 낼 수 없을 정도로 부실할 경우에는 세금액 조정 제안서 (Offer in Compromise)를 국세청에 제출해 볼 수 있다. 또는 극심한 생활고를 바탕으로 징수불가상태 (Currently Not Collectable)를 임시적이라도 승인 받기 위해 노력해 볼 수 있다. 매우 까다로운 재정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연방국세청에서 Offer in Compromise를 승인해주기만 하면 일부 또는 많은 부분의 세금이 탕감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징수불가상태라는 승인을 받으면 세금 빚이 없어지지는 않더라도 콜렉션 활동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징수권 소멸 시효까지 벌금과 이자가 불어나지만 시간이 지나 징수권 소멸 시효가 지나면 세금 빚도 없어지는 장점이 있다. 연방국세청에서 승인하기 전에 먼저 선취득권 (Federal Tax Lien)을 납세자의 자산에 먼저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세금을 탕감하거나 유예해주는 대신, 향후에 납세자가 자산을 매도할 때 남아있는 세금 빚 만큼 받아낼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채권자로서의 권리이다.
문제는 이 고객 부부의 자산이 많으며 라이프스타일도 호화롭다는 점이었다. 보트 두 대, 고급 주택과 차량, 은퇴연금, 사립고등학교, 전문직 비즈니스 외에도 암호화폐 계좌에 상당한 가치의 코인들을 아직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남편 고객은 앞으로 암호화폐가 ‘무조건’ 더 올라갈 것이므로 어떻게 하면 암호화폐 계좌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세금 빚을 분할로 갚게 해줄 수 있느냐는 주문이었다. 한 달에 만 불씩 갚아 나갈테니 있는 자산을 건드리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아쉽게도 처분 가능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필요경비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고소득자에게는 연방국세청에서 분할납부 자체를 승인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적어도 처분 가능한 자산을 먼저 최대한 매도하여 세금 빚을 내려는 제스처를 보인 후에 비로소 분할납부를 셋업해주는 경향이다. 더우기 백만 달러 상당의 세금 빚이라면 Revenue Officer (징수 직원)을 배정하게 된다. 일단 에이젼트가 배정되면 개인 경제 상황을 모두 노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들은 징수 가능한 최대 금액을 단시간에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Sammy Kim
Attorney at La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