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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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무리 깊고 크다해도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소중하고 큰 사랑은 아마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는 아들이 유명 대학의 법대를 선택했을 때 훌륭한 법조인이 되기를 희망하며 아들에게 필요한 모든 사랑을 쏟았다. 그리고 아들이 자랑스러운 변호사가 되었을 때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기만 했다. 이제 부모가 아들에게 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그렇게 똑똑하고 잘난 아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랑스럽던 아들은 인생을 포기한 사람처럼 희망도 미래도 없는 듯 마약에 빠져들고 말았다. 부모는 그런 아들을 바라보며 빨리 제자리를 찾아가 주기만을 기대했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말도 애태우는 어머니의 마음도 아랑곳하지 않고 급기야 술 중독까지 빠져들었다. 아내는 술과 마약으로 사는 아들을 제대로 붙들어 주지 않는다고 남편을 원망했고, 남편은 이제 어두운 그늘 속에 빠진 아들을 꺼내올 수 없다는 좌절에 빠져 아들의 행위를 방관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 아이는 미쳤어요. 무엇 때문인지 알 수도 없어요. 위스키 병 뚜껑을 열면 그 술 한 병이 모두 뱃속에 들어갈 때까지 단숨에 다 마셔버려요.”라며 깊은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젠 지쳤어요. 말려도 안 되고, 야단을 쳐도 안 되고, 병원에 입원을 시켜도 안 되요. 이제 나는 늙었고 결국 아들에 대한 미련을 버렸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아들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고 해도 그래도 아버지였다. 결국 아들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그는 혼비백산하여 사랑하는 아들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도착한 아들을 진찰한 의사는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일반인들보다 피 수치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의사도 그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4시간 후에 정신이 깨어나면 생명을 건질 것이고 깨어나지 못하면 생명을 잃을 것입니다.”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밤새도록 아들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던 부모의 마음을 알았던 것일까? 아들은 눈을 뜨고 밝은 세상을 다시 볼 수 있었지만, 온 몸의 기능이 마비되어 가고 있었다. 부부는 그만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어쩌다 그 몹쓸 술과 마약에 빠져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아들은 이제 영영 깨어나지 못하는 전신마비 환자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버지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으로 하루를 살았고, 어머니는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버렸다.

인생살이가 어디 그리 쉬운 것일까마는 그러나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헛되이 살던 자식은 누워버렸고 그 아들을 바라보아야 하는 부모의 가슴엔 지울 수 없는, 시커먼 멍울이 아름아름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어렸을 때, “아가야 괜찮니? 눈 좀 떠 봐”라고 하시며 몸이 아파 자주 자리에 누워 있던 나의 머리를 쓰다듬던 어머니, 그 때 어머니의 마음은 이 세상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랑하는 딸이 살아나 주기만을 기대하며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계셨을 것이다.왜 그랬을까? 무엇때문에 아들은 저렇게 되었을까? 아들의 얼굴을 매만지며 안타까운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을 그는 알고 있으며,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한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는 것일까? 아마 모를 것이다. 자식들은 모를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과연 무엇이더냐?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오직 사랑이라는 이름 하나로 나를 바라보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마음에 뽑히지 않을 깊은 못을 박지 않아야 한다.

인생살이란 밝은 햇빛보다 어둡고 컴컴한 길목이 더 많다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 한다. 설령 그 길목이 보이지 않는 절망일지라도 그 깊은 길목을 지나고 나면 밝은 태양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절망과 고통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리라. 곧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행복의 날이 우리 곁에 살며시 다가올 것이다. 빛 잃은 멍한 눈을 들어 허공을 바라보는 것은 그래도 아들에 대한 사랑때문일 것이다. “이제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인생은 내가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저렇게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눈엔 아들에 대한 애절한 슬픔과 함께 분노의 빛이 반짝이고 있을 뿐이다. 절망에 빠지지 말고두 손을 활짝 들어 곧 환한 미소를 머금으며 다가올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향기를 맞을 준비를 하는 것도 기쁜 일일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아자! 아자!

 

눈물은 아픔이었고 아픔은 고통이었다. 그러나 뼈저린 아픔을 이겨내고 모진 고통을 이겨냈을 때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