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너무 앞서가도 문제

 

 

 

 

I RS 와 관련된 세금 문제는 적당히 구시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너무 시대를 앞서가면 부작용이 생긴다. 아직도 국세청 관련 서류는 우편이나 팩스를 보내고 받아서 해결한다. 보안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단 조세법원에 항소한 케이스에 대해 정부측 변호사들과는 사전 조율에 한해서 이메일을 사용한다. 여전히 공식문서들은 납세자나 변호사가 잉크로 서명한 ‘Wet Signature’가 있어야 파일링이 가능하다. 따라서 우체국 방문도 잦고 FedEx나 UPS와 같은 캐리어 계좌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비대면으로 고객 케이스를 진행하며 불편을 겪었던 전문가들의 항의 덕에 더이상 잉크 서명을 고집할 수 없게 된 국세청이 한정적으로나마 온라인으로 서명된 위임장을 팩스나 우편이 아닌 웹사이트로 업로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대를 반 발짝씩 앞서가면 고객과 업무 진행 모두가 효율적으로 돌아간다. 고객의 수많은 문서들을 온라인으로 보안 업로드 할 수 있게 하거나, 상담 약속을 온라인으로 쉽게 스케줄 할 수 있게 하거나, 약속 당일 문자로 시간 및 장소를 리마인드하거나, 사건의 중간 업뎃을 이메일로 자동적으로 발송하는 등 사람이 시간을 써서 하던 일을 스마트폰만 들고있으면 어디서든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시대를 너무 앞서가면 문제다.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TV 스크린으로 돌아가는 식당의 메뉴판은 어떤 이가 1990년 대에 개발하여 홍보했으나 필요성을 못 느낀 식당 주인들의 피드백으로 아쉽게 접었다고 한다. 카메라 셀카봉을 1983년에 개발한 사람도 셀카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그 시절 사람들의 코웃음으로 실패했다고 한다. 1991년 죽 배달 프랜차이즈 사업을 생각했던 사업가도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고 했다.
세금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시대를 너무 앞서나가 무인 카페 시스템 처럼 운영할 거라고 국세청에 제출할 서류의 종류를 템플릿화 해서 미리 작성해두고 고객들이 이를 다운로드 받아서 각자가 적당히 변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세금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많으나 일 년에 한 사람의 변호사가 도와줄 수 있는 케이스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고객의 케이스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첨부할 매뉴얼과 판례가 다르므로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다는 문제에 봉착했다. 비슷한 상황처럼 보이는 사건도 고객의 니즈와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건을 검토하는 정부 직원의 입장과 고객의 Pain Point를 함께 고려해야 하면서도, 납세자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변호할 수 있는 융합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일’이다. 따라서 세금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시대를 너무 앞서나가도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최신 기술의 혜택을 십분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 꾸준히 늘고있으므로 각종 세금관련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서비스 업뎃에 있어서는 얼리어답터 (early adopter)가 될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구시대적으로 우편과 팩스에 의존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최첨단 기술로 국세청 전화라인을 몇 시간에서 단 몇 분으로 줄여주는 서비스도 존재한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만큼 고객들의 요구를 단시간에 정확하게 처리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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