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 포장의 철학

 

오래전에 식당에서 일하던 때의 일이다. 바쁜 저녁시간전에 출근하면 항상 잔일을 했는데, 그 중에는 수저를 포장하는 일도 있었다. 수저를 하나씩 포장을 입히는 단순 노동이었는데, 일초에 한개는 포장할 수 있었다. 나는 성격상 귀찮은 일은 후딱 해치우고 쉬는 편이어서 몇분안에 모든 수저들의 포장을 끝냈다. 그러면 물론 다른 일거리가 생겼다. 하루는 다른 종업원이 나에게 충고를 했다. ‘왜 바보같이 빨리 포장하냐. 빨리 하나, 늦게 하나, 시간당 받는 돈은 같은데… 쯧쯧’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이 비웃음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체험했다.

그후에 화공약품 세일즈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던 시절에 회사에는 매년 영업목표를 수정했다. 새로운 거래처를 개척하는 부서에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부서보다 더 큰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하고, 영업매출 보다는 영업순이익에 더 큰 보너스를 지불하기도 했다. 그러면 새로운 목표를 위해서 각 부서는 거기에 맞는 활동을 했다. 새로운 거래처에 더 큰 보너스가 지급되면, 모두들 기존 고객보다는 새로운 거래처 계약에 매진했고, 영업순이익이 영업매출보다 중요시 되면, 영업순이익을 위해서 지출도 줄였다. 그 당시 영업팀 사장이 회장에게 한 말이 기억된다. ‘You make the rules, we play the game’ 당신이 규정을 만들면 우리는 그 규정에 따라 뛸 뿐입니다.

직원들은 축구나 야구 선수들과 같다. 만들어진 규정에 최대한 효과를 올리는 것이 목적이다. 만일 축구규정이 손을 사용해도 된다고 수정된다면, 아마 모든 선수들이 손을 사용해서 골을 넣을 것이다. 야구규정을 경기시간 한시간으로 규정을 바꾼다면, 모든 팀들은 초반에 득점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비지니스도 목표에 따라서 운영방침이 바뀐다. 영업이익을 최대로 올리는 것이 목표라면, 매출 증가만큼 지출 감소도 중요시 될 것이다.

경기가 좋지 않다고 영업 목표를 바꾸는 것은 결코 간단한 결정이 아니라고 본다. 경기가 완전 회복되지 않은 지난 몇년간, 많은 한인 비지니스들이 현상유지로 목표를 변경하고 있는데, 사실 이때가 기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남들이 모두 다 서비스와 제품 품질에 관심을 두지 못할때, 나만 품질과 서비스에 차별을 둔다면, 남들이 현상유지에 신경쓸 때 새로운 고객을 찾아 나선다면, 예견된 성공이 아닐까 한다. 다들 사람들이 하는데로 하면 다른 사람들과 같은 결과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