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저림을 일으키는 여러가지 신경학적 이유들(5)
지난 시간에 이어 손발 저림을 증상으로 필자를 찾아온 67세 여성 환자의 이야기를 진행하겠다. 60대 초반에 시작된 환자의 손발 저림 증상은 해가 지날 수록 심해져서 최근 들어서는 환자의 일상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시작하였다. 여러번 이야기 하였듯이 대부분의 저린다는 이상 감각(abnormal sensation) 증상은 “혈액 순환의 이상이 아닌” 신경계의 이상으로 초래된다. 먼저 환자의 경우 뇌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으로 뇌의 깊은 부위의 시상(thalamus)이라고 하는 구조물의 왼쪽 부위에 발생한 뇌졸중(stroke)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하여 오른편 팔다리가 저리고 아프게 되는 “시상 통증증후군(thalamic pain syndrome)”이라는 신경학적 이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경추관 협착증(cervical stenosis)라는 척수(spinal cord)의 이상으로 양쪽 팔다리에 이상감각 및 위축을 보이고 있음도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바로 지난 번 칼럼에서는 목과 허리의 척추에서 나오는 척추 신경의 뿌리가 눌려서 초래되는 경추 신경근병증(cervical radiculopathy)와 요추 신경근병증(lumbar radiculopathy)에 의해 나타나는 환자의 왼팔과 왼다리의 통증과 이상 감각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계속해서 환자의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환자는 언제부턴가 양손의 저림이 주로 야간에 심해지기 시작하였는데, 이 때문에 환자는 잠에서 깨기도하며, 보통은 양손을 한참 흔들다보면 저린증상이 잠시 나아진다고 하였다. 또한 운전을 한다든가 양손을 얼마간 들고 있을때면 어김없이 손의 저림현상이 자주 유발되어 생활하기가 매우 불편하다고 하였다. 손의 악력(쥐는 힘)도 매우 떨어져서 물건을 손으로 쥔다든가 또는 뚜껑을 돌려 병을 열때 매우 힘들어졌다고 하였다. 환자가 말하는 증상들은 전형적인 수근관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이라는 신경학적 이상으로, 손목 부위의 구조물인 수근관(carpal tunnel)의 아래를 지나가는 정중신경(median nerve)이라는 신경이 눌려서 손상되어 발생되는 신경학적인 문제이다. 대부분의 경우 신경전도검사(nerve conduction study)라는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환자의 경우도 신경전도 검사를 받았으며, 검사 결과 정중신경의 신경전도 속도가 손목 부위를 지나면서 느려지고 있음을 확인하여 수근관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
필자를 찾아온 이 여성 환자는 매우 다양한 신경학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팔다리의 이상 감각 증상을 일으킨 경우로 필자는 이에 따라 다양한 치료 계획들이 수립하였으며, 한가지 증상인 손발 저림에 대하여 매우 다양한 치료 및 예방 방법들을 시행하여 만족할 만한 증상의 개선과 악화의 방지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환자 본인도 자신의 문제가 다양한 원인들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치료에 잘 따라온 결과라고 생각된다. 지금 이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 가운데 손발 저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반드시 필자와 같은 신경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 보시라 권하고 싶다. 손발 저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대부분의 경우 신경학적인 문제로 증상이 초래된다. *신경내과전문의 및 의학박사 임정국(상담 문의: 임정국 신경내과 703-277-33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