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그 맛을 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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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비가 오면 고소한 기름으로 만들어낸 요리들이 땡길까? 습관처럼 냉장고를 열어보고 이리보고 저리봐도 쓸만한 물건이 없지만서도 하얗게 서리내린 냉동새우가 서로 얼키설켜 있다. 며칠전 맛의 숨겨진 고수의 솜씨를 자랑해주신 여사님의 필살기 “칠리새우”가 생각 났던지 거두절미한체 이미 내손은 반쯤 남은 완개우들을 털어 팔팔 끓는 물로 더도 말고 순식간에 세척해준다.물론 이 과정을 생략해도 여러분은 무방하지만 이 새우야말로 3주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냉동실에 꽁꽁 얼려 있던 한물간 새우 아니던가!! 이렇게 목욕 재게한 새우가 예쁜 핑크빛이 물들기 시작하면 탄력있는 식감을 만들기 위해 다시한번 냉수마찰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그리고 새우를 페이퍼 타올에 재빠르게 꾸~~욱 눌러 수분을 없애준 뒤,잠시 숨을 고르자.우리가 살면서 늘 선택하는 기로에 서있지만 그 선택 마져도 타이밍 때문에 울고 웃는다. 물론 관계에서도 화해와 용서의 순간도 타이밍만 잘 이용한다면 관계의 가치는 배가 될것이다.그러므로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순서와,시간과,구성진 추임새처럼 엣지있는 타이밍이 필요한것이다.고로 새우가 준비 됐다하여 새우먼저 튀겨낸다면 소스를 만들어 맛을 더하기도 전에 제 맛과 풍미를 자칫 잃어 버릴 수 가 있다.이러할진데 여러분은 눅눅해진 새우를 먹길 원하는가! 아니면 바삭하고 소리까지 맛있는 새우를 먹겠는가!애써 답을 듣지 않아도 후자임에는 확실하다.그렇다면 또 여기서 다시 선택 해보자.먼저 소스를 만들어 두는데 또한번 선택하게 된다.
매콤달콤하게 갈것인가?
sweet한 맛으로 갈것인가?
새롭게 창조된 특별 소스맛을 낼것인가?
유자청을 고추장에 섞어 우리의 전통 맛을 내볼것인가?
입술이 확확 달아오를 정도로 매운맛 만을 낼것인가?
이도 저도 아닌 소스를 만들었다 실패 하는니 차라리 누구나 만들기 쉬운 케챺을 넣어 칠리 소스를 만들것인가이다.나는 나의 직감과 느낌을 맏는다.고로 선택하였다.노랗게 잘익은 유자를 놓은 유자청과 매운 고추장으로 소스를 만든다는것을…먼저 새콤달콤한 유자와 적당량의 고추장을 자알 섞어 주고, 식초 대신 굴러다니며 방황하는 레몬으로 농도 조절을 해준다. 이에 더하여서 매콤한 고추기름을 만든다.따뜬하게 달군 기름에 마른고추 매운것과 마늘을 듬뿍 넣고 마늘향이 베이도록 잘저어 미리 만들어 놓은 유자고추장을 넣고, 다시한번 잘 볶아 마무리 해준다.이제는 후다닥 바삭하고 고소한 새우튀김을 할 차례이다. 넓직한 팬에 꼬리체 초벌로 잘달구워진 기름에 자글지글 현란한 알레그로 소리와 함께 튀겨내듯이~~~~ 부쳐내듯이~~~~ 해주고,준비해둔 녹말가루를 가볍게 입혀 또한번 필살기로 엉키지 않도록 노릇노릇하게 또한번 우아한 손놀림과 적당한 힘을 가해서 인내심있게 다시한번 기름에 튀겨내듯이~~~부쳐내듯이~~~마무리 해준다. 여기서 또 한번의 가장 중요한 타이밍은 매콤달콤 소스는 새우가 뜨거울때 뿌린다는 것이다.꼬리를 잡고 한입 베어 물었을때 바삭 하는 소리와 함께 입안의 퍼지는 고소함은 세상을 다얻은듯 행복해 질것이다.누군가로 부터 받은 선한 마음을 나도 누군가에게 줄수도 있는 따뜻한 계절이길 바라며 또한번 소스, 그 맛을 훔쳐 내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