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고를 아예 하지 않고 수년간 버텼다고요?

수 년간 세금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인생에 어떤 계기가 생긴 후 미루던 세금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찾아오는 고객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간접적으로나마 그 분들의 인생의 한자락을 경험하는 느낌이 든다. 최근 한 고객은 미 국방 관련 운송 계약건을 수십년간 따내며 전성기를 누린 분이었다. 내노라 하는 장관급 인사, 은행장, 변호사들과 그들만의 고급사교클럽에서 한 시가(Cigar) 태워보신 양반이었다. 이 분의 무용담을 듣고 있자니 작은 사무실에 앉아서 그야말로 워싱턴 사교계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듯 했다. 전용 비행기를 타고 런던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며 딜을 성사시킨 후 바로 돌아와 백악관에서의 저녁 만찬을 즐기는 스케줄.

 

 

그러나 얼마 전 이 분은 암 선고를 받았고 회사내 2인자에게 비즈니스 노하우를 전수한 뒤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다. 회사 일에는 평생 관심이 없었던 전업주부이자 화가인 아내와 그의 아들 딸을 위해 그간 미뤄오던 세금 문제에 매듭을 지어놓고 세상을 떠야한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자영업자로 회사를 운영해 온 이 고객은 매년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도 IRS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고 2007년부터 세금보고를 전혀 하지 않은 경우였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정부의 독촉을 받지 않았는지 의문이 드는가. 그러나 몇 가지 시나리오만 맞아 떨어지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꼬리가 밟히는 순간부터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세금 보고의 의무가 생기는 수입 이상으로 벌었음에도 수 년간 세금 보고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고나서 다짜고짜 IRS에 전화를 걸어서 길게 사정 설명을 하더라도, 해결은 커녕 원치않게 일이 너무 빨리 진행되거나 필요 이상의 정보를 노출하게 된다. 고의성이 발견될 경우 형사 사건으로 기소될 수도 있으므로 고소득자 일수록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라면 매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건 진행에 대한 컨트롤을 납세자가 놓치지 않고 끌고가려면 IRS가 일을 진행하는 생태를 잘 아는 전문가의 조언이 필수적이다. 오랫동안 세금보고를 하지 않았거나 이민법상 불법체류 사실이 있을 경우 신고의 가능성 때문에 상담 자체를 꺼려할 수 있으나, 다른 직업군과는 달리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유지특권이 첫 상담 내용까지도 적용이 되므로 철저히 비밀로 보호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올바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IRS의 레이더망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본인의 자료를 뽑아서 먼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IRS에서 제3자가 보고한 자료를 바탕으로 본인 대신 세금보고를 한 해가 있는지, 10년의 징수 시효가 마무리 되어가는 해가 있는지, 파산이나 다른 청원으로 인해 시효가 늘어났는지, 징수 단계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급여 차압이나 은행 차압이 들어왔는지 등 세부 사항을 해마다 분석해서 액션 플랜을 짜야한다. IRS가 대신 세금보고를 했다면 사정에 따라 본인이 새로 세금보고를 하여 세액을 낮추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여권 갱신 및 발급 취소 리스트에 올라있는지도 분석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징수 시효가 곧 끝나서 밀린 세금이 없어질 찰나에 이러한 사전 조사와 분석 없이 섣불리 IRS에 연락을 해서 분할 납부나 Offer in Compromise를 신청하는 어리석은 일은 없어야겠다. 합법적으로 절세하는 것과 조세 회피는 엄연히 다르다. IRS가 게을러서 10년 내에 징수를 못했다면 일부러 엉클샘에게 자진납세할 필요도 없는 거다. 한국처럼 모범납세자 표창장이나 금리우대, 승무원 대우 공항수속, 주차장 할인이용 등의 짭짤한 우대조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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