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문제를 털어버린 후의 상상

 

백 명 남짓한 참가자들 앞에서 세금 문제의 해결에 대해 강의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 정도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이들 중 과연 몇 사람 정도가 세금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까?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걱정도 없는 태평한 얼굴들이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손댈지 모를 세금 문제로 고민해 봤다면 암흑같은 터널을 잠깐이나마 체험해 본 이도 있었을 것이다. 가족과 살고있는 집에 차압이 걸리고 쫓겨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은퇴연금과 저축금을 모두 밀린 세금을 내는데 써야할 수도 있다는 근심, 생활수준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며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인간의 두려움과 걱정은 모르는 분야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수 없이 문제 해결 과정을 되풀이해 본 세금분야 전문가가 어떠한 형식으로 문제가 마무리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내야 할 세금은 얼마 정도일 것이고 지금 당장 당신이 내려야 할 결정과 해야할 일들을 요약해준다면 어떨까? 불안감과 두려움이 아마도 많이 완화될 것이다. 완전한 해결까지의 힘든 고비마다 비교적 수월한 여정이 될 수 있도록 해 줄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세금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려면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방식을 뒤집어서 거꾸로 뒤에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 많다. 같은 맥락에서, 체납자들이 몇 개월 뒤 혹은 일 년 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미래의 시간부터 상상하는 것은 좋은 자기 암시의 방법이다. 비록 지금은 국세청 세금 징수 통지서와 급여 차압으로 눈 앞이 깜깜하지만, 일 년 후 세금 문제를 훨훨 털고 걱정없이 편안하게 생활하는 상상부터 하는 것이다. 그간 동결됐던 여권도 풀려서 기다리던 고국 방문도 하며 친지나 친구를 만나고 건강 검진을 받는 상상. 직장 상사나 가족들에게도 떳떳하고, 그간의 과소비나 필요없는 지출을 조정해 마음이 편해진 상상. 해결 과정을 통해 재정과 세금 관계에 대해 훨씬 더 꼼꼼해지고 현명해진 사람이 된 상상. 다시는 세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미리 챙기고 절세 포인트를 배우는 상상 같은 이미지들 말이다.

 

그렇게 목표를 잡아두면 현재 필요한 액션들은 전문가의 실질적인 법률 조언을 받아서 순서대로 하나씩 해버리면 된다. 국세청에서 세금 린 (tax lien)이 파일링 되기 전에 가택의 에퀴티를 빌려서 급한 수술 경비나 대학간 큰 애의 등록금이나 자동차 구입에 도움을 줘도 되는지. 오래된 중고차를 바꿔도 되는지. 생명보험을 들어야 하는지. 혹시 해결 과정에서 정부의 차압 액션이 들어올 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한국의 전세금은 어떻게 취급하면 되는지. 실직이나 자녀 출가, 건강상 이유로 소유 주택들을 팔거나 합칠 때 양도세 혜택은 받을 수 있는지 등, 꼬리를 물고 일어날 질문들에 조언해 줄 전문가가 있다면 목표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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