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잘못으로 차량 추돌 사고를 당했어요. 보험회사에 클레임하려면 경찰보고서가 꼭 필요한가요?

Q: 얼마전에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제한속도를 지키면서 제 차량을 운전하고 있었는데, ‘쿵’소리가 나면서 누군가가 제 차량을 뒤에서 추돌한거에요. 저와 상대방 운전자 모두 차에서 내렸죠. 상대방 운전자는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더군요. 저는 상대방 운전자의 면허증과 보험카드, 그리고 사고 현장을 셀폰으로 찍고 집으로 왔어요. 그리고,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사고를 리포팅하려고 하는데 보험회사 담당자가 경찰 보고서가 있는지 물어보더군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경찰관을 부르고 경찰 보고서를 꼭 받았어야만 했던 건가요?

 

A: 일반적으로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원만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도 마찬가지인데요. 차량 사고가 나서 몸이 다쳤거나 차량이 파손되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는 것은 아닙니다. 차량 사고에 대한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었고 이로 인하여 내가 신체적인 또는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음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입증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카메라나 셀폰 등을 이용해서 사고 현장의 사진을 찍는 것부터,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을 녹음한다던지,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함을 종이에 써서 서명한다던지 방법은 다양합니다. 요즘에는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분들도 꽤 있는데 여기에 저장된 영상도 유용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 증거 중 가장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질문하신 분께서 언급하신 ‘경찰보고서(Police Report)’ 인데요. 차량 사고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경찰관이 공신력을 가지고 작성한 보고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고 현장에 온 경찰관은 모든 교통사고에 대해서 경찰보고서를 작성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찰관이 봤을 때 경미한 사고라고 판단하면 경찰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주마다 다르기는 한데요. 버지니아주의 경우에는 경찰관이 봤을 때 (i) 차량 피해가 $1,500 이상이거나 (ii) 사고로 인하여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여기서, 차량 피해는 경찰관이 사고 현장에서 스스로 판단한 것을 기준으로 합니다. 즉, 경찰관은 $1,000이라고 판단해서 별도의 경찰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바디샵에서는 몇 천불의 견적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한편, 인명 피해라는 것은 사고 현장에서 부상을 당해서 앰블런스를 타고 응급실에 간다던지 하는 급박한 상황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사고 당일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몸에 이상을 느끼실 경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으실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고가 경미해서 차량 피해가 그리 크지 않고 인명 피해도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경찰관을 부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경찰보고서 작성이 안되는 케이스라면 ‘사고 정보 교환서(Accident Exchange of Information Form)’ 작성을 경찰관에게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이 서류에는 사고 현장에 온 경찰관이 양측 운전자의 개인 정보, 차량 정보, 보험 정보와 경찰관 본인의 이름, 소속, 근무처 등을 기입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와 같은 정보 교환서 작성도 하지 않고 경찰관이 본인 명함만을 주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질문하신 분의 경우 경찰보고서를 발급받지 못하신 이유는 사고가 경미해서 그런 것 아닌가 추측됩니다. 물론, 질문하신 분의 케이스를 보면, 본인의 차량이 뒤에서 받친 rear-end collision에 해당하고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임을 구두로라도 인정했기 때문에 보험회사가 사고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다음에라도 차량 사고를 당하실 경우에는 이렇게 조치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선, (i) 아무리 경미한 사고라도 생각이 들더라도 911에 전화해서 경찰관을 부르시고, (ii) 경찰보고서, 사고 정보 교환서 등의 작성을 반드시 요청하시고, (iii) 사고 현장 주변에 목격자가 있을 경우 그 분의 연락처를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사고 현장 사진을 찍으시고 상대방 운전자로부터 개인 정보, 차량 정보, 보험 정보 등을 확보하시는 것은 당연하고요.

경찰관이 현장에 오지도 않았고 경찰보고서도 없는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사고 현장에서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다가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말을 바꾸는 경우가 있고, 이럴 경우에는 상대측 보험회사에서 클레임을 거절할 수도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교통사고에 있어서는 특히 경험 많고 실력 있는 변호사의 선임이 매우 중요합니다. 칼럼 관련 문의사항이 있으시거나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저희 법률그룹에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