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랑’이라는 말이 왠지 모르게 서글픔이 되어 와 닿는다. 우리는 과연 누구를 사랑하며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아무리 둘러 보고 만나 보아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사람 찾기 정말 힘들다. “자식 키워 봐야 아무 소용없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마저 외면할 수밖에 없는 부모의 마음이야 오죽하랴! 끔찍이 사랑하여 평생을 맹세하고 사는 아내 혹은 남편도 마뜩하지 않아 거의 매일같이 말다툼이 끊이지 않는 삶을 산다면 어찌 보면 ‘사랑’이라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말을 하고 싶어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팔짱 끼고 거리를 누비며 깔깔거리며 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서글픈 일이다. 속 썩이는 남편 때문에 웃을 수 없고 아내의 잔소리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자식이 있어 이렇게 산다고 하는 사람도 어느 날 갑자기 변해버린 자식에 대해 서운함을 안고 늙음을 맞이하고 있다면 행복은 끝나는 것이다.
우리 인생 기껏 살아야 백 년도 못 살 인생이건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인생은 고독한 삶으로 끝날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사랑이라는 단어 또는 말을 잊고 살았던 것일까? 어떤 할머니가 “이 세상에 예수님이 계셔서 저는 행복합니다.”라고 하였다. “왜요? 그럼 남편과 자식은 사랑하지 않으세요?”라고 묻자 “다 소용없어요. 자식도 시집가고 장가가니 부모 모실 줄도 모르고 저 살기 바빠요.”라며 끌끌 혀를 찬다. “영감도 정떨어진 지 오래됐어요. 옛날에 얼마나 속을 썩였는지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화병이 올라와요.”라고 하였다.
내 가족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어찌하여 보이지 않는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게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그러다 보면 쓸데없는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아마 그 노인은 예수님과 결혼해서 살았어도 지금쯤은 예수님도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셨건만, 내 이웃은 말고라도 가족도 사랑할 수 없다면 예수님도 사랑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원수를 사랑하라.’라고 하신 예수님께 그분은 어떤 말로 대답할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기에 우리는 너무 쉽게 ‘예수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인간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예수님도 그런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중년 남자가 “이혼하고 싶어요.”라고 하였다. “아내가 뭘 잘못한 게 있나요?”라고 묻자 “지금껏 자식 때문에 참고 살았어요. 이제 애들 다 결혼해서 떠났어요. 그래서 이젠 정리하려고요.”라고 하였다. 아내는 아이들 밥도 해주지 않아 남편이 늘 시장 보고 아이들 식사 챙기고 빨래하고 집 청소하면서 일했다고 했다. 반면, 아내는 새벽 기도 다녀오면 온종일 집안에 앉아 기도하고 성경 읽고 교회 봉사하는 일 빼고 하는 일이 없었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달래보고 야단도 쳐 보고 싸움도 해 보았지만, 아내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제가 얼마나 이를 갈고 살았는지 아세요? 친구나 형제들이 이혼하라고 했지만, 아이들 가슴에 상처 주기 싫어서 지금껏 살았어요. 이젠 제 인생을 새롭게 살고 싶어요.”라고 하였다. 부부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예전에 물 건너가 버렸다.
이제 자신이 낳은 자식들이 행복을 찾아 떠났으니 이제 모든 것 다 훌훌 털어버리고 남은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는 아니더라도 속 끓이며 살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그게 맞는 말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세월이 그에게 허락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단 하루를 살더라도 웃으며 살고 싶을 것이다. 그는 이미 이혼을 결심했지만, 아내의 행위를 보면 위자료는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오히려 아내에게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가 “참, 내 인생에 있어 아내와 결혼한 것이 제일 바보 같은 짓이었어요. 아이만 없었어도 옛날에 끝을 냈을 텐데.”라며 한숨을 토해낸다. 우리는 인간을 얼마나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고된 삶을 사는 것일까? 내 인생이 화려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삶은 아니라도 단 하루를 살더라도 우리는 행복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가? 우리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일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정말 좋겠다.
예진회 봉사센터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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