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 풍경이 펼쳐지는 우유니 소금사막 (3)

비는 거의 내리지 않으며 우기인 12~3월에는 20~30㎝의 물이 고여 얕은 호수가 만들어지는데 낮에는 강렬한 햇살과 푸른 하늘, 구름이 마치 거울처럼 투명하게 반사되어 절경을 이루고 밤이면 하늘의 별이 모두 호수 속에 들어 있는 듯 하늘과 땅이 일체를 이루어 장관을 연출합니다. 사막 가운데에는 선인장으로 가득 찬 ‘어부의 섬(Isla del pescador)’이 있어 잠시지만 걸음의 행복도 누릴 수 있습니다.

 

멀리 산들은 구름 위에 떠 있고 아지랑이 처럼 가물거리는 모든 사물들. 물론 착시 현상이겠죠. 우기에 방문한 우리는 모두 긴 장화를 착용하고 거울 위에 내렸습니다.
가이드의 지시대로 원근감을 이용해 특별한 설정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는데 풍경 자체가 너무나 아름다워 아무렇게나 서 있어도 멋있는 사진이 나옵니다.
어디가 땅이고 어디가 하늘인지 모르니 굳이 수평을 맞출 필요도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따라 보이는 풍경 또한 달라지는 법 적극적으로 즐기자고 달려드니 함께 어울리니 연배의 차이도 없어지고 다들 나이가 무색할 만큼 모두 동심으로 돌아갑니다.

 

언어 소통이 거의 되지않는 초보자와 손짓 발짓으로 의사 전달하면서 부대끼다 보니 어느새 힘겨운 태양이 사위어사는 황혼녘. 개벽같은 노을이 집니다.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또 하나의 일몰 풍경인데 투영된 그림자가 그 풍경에 합세하니 절경이 만들어집니다.
차가와진 발이 시려운 만큼 또 저 노을이 슬프도록 불게 타오르는 만큼 한잔의 술이 갈증처럼 다가오는데 고즈넉하면서도 화려한 이 이역의 풍경이 나그네의 심정을 애잔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제는 역광을 이용한 반영 사진을 찍습니다. 실루엣 사진 예술의 정점. 아무렇게나 서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작품이 되고 예술이 됩니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기 전에 한컷이라도 더 남기기 위한 분주함이 고요한 지구의 변방에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집니다.

 

마지막 빛을 발하고 어두워질 때 우리는 모두 가지런히 놓은 의자에 안자 물끄럼이 하늘을 봅니다. 참 아름답다 라는 표현 뿐 그저 함께 가만히 그 빛속으로 풍경 속으로 빠져듭니다.
마지막 빛 마저 호수 속을 빠져들고 잠시 어둠에 익숙해질 순간이 지나니 찬연한 별빛들이 사방 촌지에 가득합니다. 청정한 하늘아래 첫동네의 별빛은 더욱 영롱한데 호수마저 가득채운 별들이 흔들리니 온 세상은 별빛 잔치. 무수히 쏟아지는 그 빛들을 몸으로 받아들이며 의자를 연결해 누워있는데 마치 우주선을 타고 스페이스를 항해하는 착각이 입니다.
천구속에 떠 있는 이 신비롭고도 생경한 느낌. 이따금 유성들이 선을 그으며 날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