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늘을 나르며 감상하는 라 파즈의 야경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한 바퀴 모두 돌아보는데 무려 두시간이나 걸리는 기나긴 노선입니다. 무척 고풍스럽고 격조 높은 숙소는 그 옛날 한 때는 번창했던 남미 국가들의 영화가 엿보이며 지금은 나락으로 떨어져 쇠퇴해버린 국운이 지도자를 잘못 만난 때문에 벌어진 불행임을 보면서 동병상련의 마음까지 입니다.
남미의 쇠락이 더욱 가슴 저미게 하는 이유는 이 땅의 가난이 언제나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 속에 얼싸 안겨있기 때문인 모양입니다. 저렇게 크리스마스 트리마냥 경사진 산비탈에 불을 밝히고 살아가는 라 파즈의 사람들. 그 모습 속에는 처량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었습니다.
짧은 머뭄. 긴 여운. 대형 식탁에 모여 앉아 바람에 날린다는 알랑미 밥에 어줍잖은 짜장을 볶아 와인 한잔 곁들여 늦은 저녁을 해결합니다. 시내 중심지라 오가는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너무도 고요했던 오지의 트레킹과 비교되면서 저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라파즈의 밤이랍니다.
다시 50분의 비행으로 흙먼지 뽀얗게 이는 우유니 공항에 내리고 화물도차도 수레에 실어 장정 서너명이 끌고 이동하는 낯선 풍경 속으로 안착합니다.
우유니 사막 투어로 가장 잘 알려진 브리사 투어 여행사. 조니라는 못생긴 가이드가 한국민들에게는 꽤나 알려졌는데 차기 한국 대통령으로 출마할 거라는 농담이 참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이럴려고 브리사를 찾았는지 자괴감이 드는 순간… 저녁 황혼 투어와 별보기 투어를 합한 상품을 예약하고 점심식사 맥주 없이는 목으로 넘어가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맛이 없는 맥시칸 쿠젼으로 때우고 저녁 투어에 먹을 고무보다 질긴 고기 넣은 햄버그 하나씩 싸서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언제 멈출지 모르는 이십년은 족히 넘어보이는 그야말로 똥차 지프를 타고 허물어져가는 태양을 향해 달려갑니다.
백색의 우유니 소금호수는 남미 볼리비아 포토시주의 우유니이며 볼리비아 수도인 라파스로 부터 남쪽으로 200㎞ 떨어져 있고, 칠레와 국경을 이룹니다. 거대한 소금 평원이 끝없는 지평선으로 펼쳐져 있으며 10852 평방 km의 면적을 지니고 고도 3692m의 장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소금 총량은 최소 100억 톤으로 추산되며 두께는 1m에서 최대 120m까지 층이 다양합니다. 고고한 시절 안데스의 융기의 지각변동으로 거대한 고산 호수로 위치해있다가 오랜 동안 물이 말라 4등분 되면서 깊은 쪽의 호수는 페루의 티티카카 호수로 남았고 수분이 증발하고 소금만 남은 곳이 우유니 소금 호수입니다.
동서로 안데스 산맥에 둘러싸인 평원에 갑자기 펼쳐지는 새하얀 대평야는 방문한 사람만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 비밀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낮에는 30도 정도의 기온으로 습도가 없기 때문에 포근하지만 밤에는 -25도까지 내려가는 별스런 땅입니다.
(다음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