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의 외줄타기

TV의 인기 경찰드라마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와, 정말 재미있다’와 함께, ‘저 경찰국은 일주일에 사건이 한번씩만 생기는 구나’이다. 아무리 어려운 사건이라도, 일주일에 한번씩만 사건이 생긴다면, 모든 경찰관들이 집중해서 해결할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TV니까 가능한 이야기다.
유사한 관점에서 문제를 다룬 영화가 있었다. 톰 크루즈가 주연을 했고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제리 맥과이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영화에서 제리 맥과이어(톰 크루즈역)는 아주 잘 나가던 스포츠 에이전트였다. 많은 인기 운동선수들의 매니저로써 큰 돈을 벌고 정력적으로 활동하던 중, 자신이 관리하던 선수가 다치는 경험을 하고, 돈에만 집착하는 자신의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다 잃게된다. 결국 단 한명의 선수만이 그를 매니저로 고용하게 되고, 그 선수와 인간적인 우정으로 그를 성공시킨다는 이야기다. 정말 감동 드라마였다. 돈보다는 순수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교훈적 영화였다. 이 영화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Show me the Money !!!” 였다. 요즘 한국의 힙합 프로그램이 이 대사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 부동산 에이전트가 한 달에 한 케이스만 관리하고, 융자인이 한 케이스만 융자를 진행시킨다면, 매달 우리는 감동의 드라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손님들에게 부동산, 융자 전문가들이 매일 케이스 진행 상황을 설명해 줄 것이고, 주택구입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대답해줄 것이다. 결국 손님들은 주택구입에 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게 될 것이다. 손님과 부동산, 융자 전문가들은 우정이 생기고 케이스가 끝나도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될 것이다.
현실은 어떤가? 쉽지 않다.

와코비아 은행은 소비자 만족도에서 미국 최고를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다른 은행들이 항상 와코비아 은행 타도를 목표로 소비자 만족도 교육에 직원들을 강요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 은행 근무시, 소비자 만족도 설문에는 항상 와코비아 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지침이 전달되곤 했다. 그런데 와코비아 은행은 인수 당했다. 소비자 만족도, 소비자 로얄티, 소비자의 애사심도 모두 소용이 없었다. 실적이 모든 것을 덮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실적만 목표로 운영하는 사업은 장기적으로 살아 남을 수 없다. 모든 소비자들이 이익에만 열을 올리는 비지니스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종종 가격은 싸지만 서비스시설제품이 엉망인 비지니스를 목격한다. 그리고 얼마안가서 그 비지니스가 사라지는 것도 목격한다.
비지니스는 외줄타기와도 같다. 한 쪽으로 치우치면 떨어진다. 영업이익에 치우쳐도 떨어지고, 소비자 서비스에만 치우쳐도 떨어진다.
한달에 몇십 케이스를 다루는 경우에도 바쁘다고 손님들의 요구를 외면하면, 결국 케이스들이 마르게 된다. 그렇다고 한달에 한 두 케이스만 처리하면, 회사에서 정리해고 될 것이다.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만큼의 비지니스만, 욕심을 너무 부리지 않고 유지진행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인 것이다.
외줄을 타면서 한번에 2명을 옮길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최선이다. 한명을 옮기면 손실이 나고, 세명을 옮기려면 떨어진다. 결국 성공한 비지니스인은 외줄타기의 달인들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