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매매를 진행중에 한인 소비자들이 가끔 혼란스러워하는 것중에 하나는 “혹시 내가 영어를 못해서 불이익을 당하나?”이다. 사실 영어를 못하면 여러가지로 불편하고 계약내용을 잘못 이해해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언어의 문제는 능력있는 전문가를 고용하면 해결된다. 그런데 능력있는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지니스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다. 비지니스의 용어, 단어, 전문서류의 이해가 아니고 비지니스의 세계공통어의 이해이다.
비지니스의 언어는 “Money” 즉, ‘돈’이다.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회장의 일화에는 그가 조선소를 세우기도 전에 배를 수주받았다고 한다. 마치 식당을 차리기도 전에 단체음식 주문을 받은 격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물론 정회장의 결단력, 비지니스 능력도 한 몫 했지만, 내 생각에는 “돈”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즉, 배를 주문한 바이어의 입장에서는 ‘돈’이 되는 장사였기 때문이다.
주택매매에서 가장 큰 공통의 언어도 ‘돈’ 이다. 주택을 계약하고 감정하는 이유, 홈 인스펙션으로 문제점을 파악하는 이유, 셀러가 클로징 비용을 부담하라는 이유등은 모두 ‘돈’ 때문이다. 은행압류주택이 아주 쉽게 빨리 매매가 되는 이유는 주택의 환경, 디자인, 학군, 건축소재가 좋아서가 아니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이 비지니스의 언어를 이해할수 있다면, 주택매매는 아주 쉬워진다. 상대가 나의 오퍼를 거부하는 이유, 내 홈인스펙션 조건을 거부하는 이유는 내가 동양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돈’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돈’이다. 물론 옛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말로써 빚을 갚는 것이 얼마나 희귀한 일이기에 속담으로도 남았을까? 각박한 현대의 비지니스에서는 속담의 재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오백냥에 갚았다”라고.
모든 문제는 근본적인 본질을 파악하면 그 해결책이 쉬워진다. 비지니스는 “돈”으로 본질을 파악하고, 정치는 “파워”로, 학위는 “존경”으로 파악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사회적으로,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는 부작용들은 주로, 정치가가 돈을 바란다든지, 사업가가 파워를 추구한다든지, 학위있는 사람이 돈을 추구했을때 생기는 것이다.
오래전에 대학원에서 독일 유학생과 같이 수업을 듣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가 독일 록그룹 스콜피온즈를 좋아한다고 그 친구에게 말했을때, 그 친구왈 “그 록그룹은 정말 바보들이야. 인터뷰 하는것을 들으면 너무 무식해”라고 해서 놀랐다. 우리가 스콜피온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이 좋은 음악을 들려줘서이다. 그들이 좋은 경제정책을 제시해서가 아니었다. 가수에게는 좋은 노래를, 운동선수에게는 좋은 경기를, 부동산 거래에서는 좋은 “돈”을 바라면 되는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