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을 초래하는 수면무호흡증

63 세 여성 환자가 불면증을 호소하며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오래전 배우자를 사별하고 혼자 지내오고 있다고 하였는데 지금의 불면증은 약 5년 전 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환자는 가끔씩 잠을 청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보통은 깊은 잠을 들 수 없어 문제라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환자는 자정이 조금 넘는 늦은 밤 또는 매우 이른 아침부터 여러번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여,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밤새 잠을 설치기 일쑤여서 아침이면 잠을 제대로 잤는지 안잤는지 말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였다.
환자는 하룻밤에 보통 4시간에서 6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는데 완전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을 시작해야 할 때는 전혀 기분이 상쾌(refreshed)하지도 않을 뿐더러,
매우 극심한 피로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였다.
또한 아침에 눈을 떴을때 앞머리가 묵직한 두통과 입이 굉장이 말라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보통은 아침 시작 부터 낮 사이의 활동이 매우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일상 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된다고 하였다.
환자는 때로 낮잠을 자기도 하느데 이는 보통 일 주일에 한번 꼴이라고 하였다.
특별히 환자는 6년전 남편을 사별한 후 우울증(depression)을 앓아 왔다고 하였으나 약물치료로 잘 조절되어 얼마 전 부터는 항우울제(antidepressant)의
복용을 중지 하였다고 하였다. 환자는 최근들어서 우울하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전혀 없으나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수면장애로 매우 삶이 불행하다(miserable)고 느껴진다고 하였다.

본 환자는 또한 오래전 부터 고혈압(hypertension)으로 진단되어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적당한 약물치료로 혈압은 비교적 잘 조절되고 있었지만,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는 27 kg/m2으로 과체중(overweight)을 유지하고 있었다.
환자는 수면을 취하는 가운데 본인이 코를 고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실치 않다고 하였으나,
필자는 환자의 고혈압과 과체중 그리고 위에서 환자가 기술한 불면증의 문제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환자에게는 다분히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의
위험이 높아 보였으므로 지체없이 환자를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ic study, PSG)를 받아보도록 의뢰하게 되었다.

환자는 필자의 권유대로 수면다원검사를 받았으며,
환자의 수면다원검사 결과 필자의 예상대로 환자는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음으로 판명되었다.
특별히 검사 내용 가운데 주목할 사항으로, 환자의 무호흡-저호흡 지수(apnea-hypopnea index, AHI)가 매우 높았다는 사실이었느데,
본 환자의 경우 매 시간당 45회, 즉 수면 중 환자의 호흡이 줄거나 완전히 멈추는 횟수가 매 시간당 45회 발생한다는 것으로,
이는 환자가 매우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다고 판정할 수 있는 수치였다.
환자의 치료로 지속성 양압 호흡치료(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CPAP)가 시작되었으며 이와
동시에 적절한 체중을 감량을 통하여 환자의 수면무호흡증이 효율적으로 교정될 수 있었으며 환자의 심각한 불면증도 아주 극적으로 호전될 수 있었다.
불면증과 관련하여 필자가 덧붙여 말하고 싶은 한 가지 사실은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에게
수면무호흡증을 교정하지 않고서는 결코 불면증이 호전될 수 없다는 점이다.
*신경내과 전문의 및 의학박사 임정국(상담 문의: 임정국 신경내과 703-277-3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