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것을 채우고, 넘치는 것을 덜어내는 것이 건강의 기본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치료 원리 중 ‘실즉사 허즉보’라는 개념이 있다. ‘실즉사 허즉보’란 넘치는 것을 찾아 덜어내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채워 넣는다는 뜻으로, 음양의 원리를 사용해 내 몸을 현재 상태를 분석한 후 부족한 부분과 넘치는 부분을 찾아내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를 해주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위장이 약하면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이나 음식을 사용해 기능을 강화하고, 근육에 너무 과한 힘이 들어가 긴장이 되어 있으면, 침이나 츄나요법(한의학 수기법)을 사용해 긴장을 풀어주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식이다. 그 세세한 적용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를 줄 수 있겠지만,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치료법 대부분의 기본 원리는 일단 기본적으로 모두 이 한가지 ‘실즉사 허즉보’의 원리에 근거하고 있다.

일이 많았으면 더욱 길게 쉬고, 과식을 했으면 길게 굶기만 해도…
일상 생활에서는 이 원칙을 낮 동안에 노동량이 많아질 때엔 그에 대응하여 더욱 긴 시간의 충분한 휴식을 저녁에 취하고, 장거리 운전을 하고 난 후엔 반드시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추가해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고, 지나치게 과식을 해 속이 더부룩할 경우엔 다음에 이어지는 한 두끼는 굶거나 그 양을 절제해 위장에게 휴식을 취하게 해주는 식으로 적용하면 된다. 이 단순한 한가지 원칙만 가지고도 우리는 우리의 건강을 놀랍도록 쉽게 유지할 수 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병은, 일상 생활에서 이 ‘적절함’을 유지하지 못한 결과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현대의학의 잘못된 사고방식, 즉 ‘좋은 것은 가까이 할수록 좋고, 나쁜 것은 멀리 할수록 좋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에 길들여져, 특정한 음식, 운동, 또는 생활습관을 통해 건강한 상태에 도달한 이 후에도 계속 같은 습관만을 더욱 강하게 유지하다 다시 몸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계속해서 변하는 내 몸의 상태에 따라 같이 변하는 건강법
내 몸은 시시각각 그 상태가 바뀌기 때문에 내 몸에 좋은 음식, 운동, 생활습관 또한 어떤 한가지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 라는 것이 한의학의 기본 자세이다. 그래서 한가지 치료법이나 음식, 생활 습관을 모두에게 권하고 유지하는 것보다, 환자 각각의 환경과 건강의 변화에 따라 매번 다른 방식으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한의학에서는 더 일반화되어 있는데, 이러한 접근법의 특수성을 ‘체질’에 따른 치료라고 표현한다.
일례로 하혈을 하고 있는 여성이나 큰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는 지나친 ‘붉은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일단 환자의 하혈이 멈추거나 환자가 수술의 후유증에서 온전하게 체력을 회복하였다면 지나친 육식은 몸을 오히려 망가뜨린다. 운동을 하다가 허리 근육을 상했다면 다친 근육이 회복될 때까지 운동을 금해야만 몸이 좋아질 수 있지만, 상한 근육이 회복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운동을 금한다면 오히려 허리 근육이 더 약해지면서 다음 부상에 취약하게 된다.
그래서 한의학은 항상 ‘밀당’이다. 항상 내 몸을 살펴보아, 어떤 음식이나 활동과 내가 지나치게 가까워졌다 싶으면 멀리해야 하고, 너무 멀어져 있다 싶으면 다시 가까이하는 노력을 게으름 없이 유지해야 우리의 몸은 건강을 유지한다. 어찌 보면 이 ‘밀당’이라는 용어야 말로 한의학 원리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