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살인과 범죄율이 높은 도시로 악명높은 볼티모어. 지난 2015년 프레디 그레이 사망 사건으로 폭동까지 경험한 바 있다. 도시 인구는 약 600,000명. 살인률은 2015년에 344명, 2016년에 318명, 2017년에 343명으로 평균 하루 한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골머리를 앓고있던 캐서린 퓨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경찰청장을 갈아치우며 범죄율을 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성과가 보이지 않자, 2018년 1월 다시 젊고 유망한 경찰청장을 임명하며 발동을 걸고 있었다.
53세의 깔끔한 외모와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찰청장 자리에 전격 발탁된 데릴 데소사 (Darryl De Sousa). 불과 임기 4개월을 넘긴 지난 주, 그는 경찰청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메릴랜드주 관할 연방검사가 그를 세금 문제로 기소하였고, 이 일로 경찰관계당국이 떠들썩해졌기 때문이다. 스캔들로 얼룩진 볼티모어 경찰국의 혁신을 추진하는 마당에, 연방검사의 기소 혐의가 있는 사람에게 경찰국을 이끌게 할 수 없다는 주장이 불거진 것이다. 데릴 데소사 전 경찰총장의 기소 혐의는 그가 2013, 2014, 2015년도 개인 세금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비록 경범죄(misdemeanor)이긴 하지만 최고 1년의 징역형과 $25,000의 벌금이 가능한 혐의이다. 캐서린 퓨 시장은 처음에는 데소사 편을 들어줬으나, 일이 시끄러워지자 바로 그의 직위를 정지시켰다. 데소사는 곧바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 3년간 3번째로 물러나는 경찰총장이 됐다. 볼티모어 경찰로 커리어를 쌓아 최고의 직책까지 올라온 그가, 직업과 관계된 청탁이나 스캔들도 아닌, ‘세금 문제’로 미끄러질 줄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는 경찰 급여 (W-2)에서 꾸준히 세금 원천징수를 하도록 했으므로 사실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바쁜 직무에 신경쓰느라 개인사를 미처 챙기지 못한 책임은 충분히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고작 3년 세금보고 안했다고 연방검사가 기소까지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가 $200,000이 넘는 연봉을 받는 공무원이자 리더의 자리에 있는 유명인이기 때문이다. 미연방세무국(IRS)에서는 사회적 유명인사를 본보기로 처벌할수록 전체 납세자들에게 일으킬 수 있는 경각심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안다.
상담을 하다보면 10년 이상씩 세금보고를 미룬 사람들이 허다하게 로펌사무실을 찾아온다. 엄연히 조세법 상으로는 형사 기소 대상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확률은 낮다. IRS의 한정된 인력으로 기사와 언론을 통한 최대한의 효과를 보려면 그야말로 부자이거나 유명한 사람을 공략하는 것이 나은 것이다. 그러나 완전히 안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IRS의 그물망 안에 들어올 것이고, 그 때는 세금보고에 필요한 자료 증빙에 어려움을 겪는다. 세금이 밀린 경우 벌금과 이자도 상당하다. 세금보고 자체를 안했으므로 10년이라는 징수 공소시효도 시작되지 않는다.
만약 IRS가 보고된 정보를 바탕으로 납세자 대신 세금보고를 한 경우에도, 경비나 공제혜택이 납세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므로 세액이 더 많이 책정되었을 확률이 높다. 이럴 경우 납세자가 다시 본인의 자료를 바탕으로 세금보고를 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또, 환급 신청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세금보고 마감일로부터 3년 남짓이다. 세금을 넉넉히 원천징수하여 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 회계연도가 있었더라도, 법으로 정해진 이 마감일이 지나면 아무리 환급금이 많아도 모두 나라의 국고로 들어간다.
잊어버리고 살다가도 세금시즌이 돌아오거나, TV나 라디오에서 세금관련 얘기가 나오면 가슴이 철렁해지고 머리가 지끈거려진다. 죄책감과 걱정, 우울감 등으로 주위에 얘기도 못하고 끙끙대다 어떤 계기로 인해 정말 이번에는 해결하고 홀가분하게 살리라는 다짐으로 사무실을 찾아온다. 밀린 세금을 한꺼번에 낼 형편이 안되는가. 분할납부도 부담이 되는가. 그 걱정으로 세금보고 자체를 미뤄왔는가. 형편이 안될수록 참여할 수 있는 IRS 프로그램 옵션이 많다. 가까운 전문가와 상담하여 현명하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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