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에 대하여 (1)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나간다던데…

보약을 먹기 좋은 때가 있을까?

요즘처럼 날이 더워지고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평소보다 입맛도 없어지고 덩달아 체력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요즘 같은 때엔 많은 환자분들이 지금같이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 보약을 먹는게 좋을지 아니면 조금 기다렸다가 가을 쯤에 먹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문의를 해 오신다. 그래서 왜 힘은 지금 드는데 보약은 가을에 드시려 하시는가 하고 되물으면, 대부분은 주변에서 하도 여름에 먹는 한약은 효능이 없다 해서 고민이 된다고 답하신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몸이 한약을 가장 필요로 할 때는 한 여름처럼 가장 체력이 저하되어 있을 때이지, 날씨도 선선하고 기분도 좋은 봄이나 가을은 아니다.

 

 

이럴 때는 보약을 먹지 말라던데

어떤 이들은 너무 어린 나이에 보약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지니 지금은 먹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하고, 또 누구는 더운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약 기운이 다 빠져 나가 별 효과를 못 보니 찬 바람이 드는 가을까지 기다렸다 먹이는게 좋다고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원래 보약은 나이가 든 노인이나 출산 후의 여자들처럼 몸이 눈에 뛰게 안 좋아진 경우에나 먹이는 것 이라고도 한다. 그러지만 엄밀히 말해 이러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한의학적인 근거가 희박하거나 본 의미가 상당히 와전된 내용들이다.

 

 

보약이란 우리 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치료법

일단 ‘보약’의 원 의미를 살펴보자. 우선 보약이라는 글자를 살펴보면 ‘보(補)’라는 글자는 옷 의(衣)에 클 보(甫)를 짝 지어서 만들어낸 글자이다. 이는 낡아진 천을 다시 깁는다는 뜻으로 애초에 보약(補藥)이란 옷의 낡아 헐어진 부분을 기워 막아 늘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처럼, 우리의 몸의 부족하거나 약해진 부분을 손 봐주어 몸이 늘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한 약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보약을 먹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특별이 일년 중 어떤 때, 인생의 어떤 시기라는 식으로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어떤 부분이 약해져서 그로 인해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시작하는 그때가 바로 보약을 먹기에 좋은 적기이다.

 

 

보약에 대한 속설들의 진짜 의미는…

위의 이야기 들 중 너무 어린 시기에는 보약을 안 먹는 것이라는 속설은, 보통 노인들에 비해 어린이들은 기력이 좋고 활력도 넘치니 굳이 보약보다는 다른 치료가 더 필요한 경우가 만다는 것을 강조하던 것이 와전된 것이고, 보약을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약 기운이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는 여름이나 겨울은 덥고 추운 날씨에 적응하는 과정에 우리 몸이 쇠약해 지기 쉬운 시기이라 그 전에 미리 몸을 보강해 놓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이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마치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 난다’는 표현이 문자 그대로의 뜻을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보약은 내 몸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을 때 바로 먹는 것

그러니 보약을 먹을 때 특별히 효과가 더 좋은 시기나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더 나아가 보약을 먹어야 할 때를 선택하는 기준은 특정한 계절이나 나이 같은 ‘시기’가 아니라 환자 본인의 ‘건강 상태’가 되어야 한다. 내 몸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을 때가 바로 보약을 복용해야 하는 가장 ‘적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