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허리 통증으로 중년 남성이 내원했다. 땅에 놓여진 가벼운 상자를 들려고 허리를 앞으로 숙였는데 허리에서 뜨금하더니 허리를 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전에도 이런 적이 가끔씩 있었는데 이번에 지인의 소개로 본인을 찾아 왔다고 한다. 촉진을 통해서 요추 5번이 후방으로 틀어짐을 찾았고, X-RAY를 통해서 뼈가 어떻게 틀어졌는지, 관절 손상정도는 어떤지를 확인해봤다. 그동안 원인을 방치하고 통증만 완화시키는 치료를 받아서 허리의 커브가 많이 무너지고 그 결과 요추 디스크가 많이 닳고 뼈가 자라는 척추 협착증이 진행 중이였다. 다행인 것은 아직 허리 근육이 아직 탄력이 있고 약해지지 않은 것이었다. 이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틀어진 요추 5번을 교정했다. “딱”하는 소리와 함께 관절 사이에 눌려서 가스가 차 있던 것이 빠져나오며 5번 뼈가 앞으로 움직였다. 환자는 깜짝 놀랐다가 괜찮음을 확인하고 본인의 지시에 따라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병원 복도를 걸어보라고 시켰더니 구부정하게 한쪽으로 절룩거리던 걸음이 똑바로 펴졌다.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다음날 다시 내원해서 허리를 확인해 보자고 했다.
그 다음날 내원한 환자는 통증이 가라앉고 잘 걸을수 있다며 만족해했다. 그러나 틀어진 요추 5번이 교정되었다고 해도 만성적으로 허리의 커브가 뒤로 많이 빠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방치하면 계속 관절이 손상되고 그 과정에서 다시 또 뼈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척추 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는 교정 및 운동 계획을 함께 살펴보았다. 그런데 문제가 한가지 발생했다. 이번 주말에 이미 계획해 놓은 골프여행을 다녀와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아직 골프를 치기에는 허리가 아직 안정이 되지 않았다고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허리가 안아프니 괜찮을 것 같다며 골프치고 다시 치료 받으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결국 환자는 자신의 고집대로 골프 여행을 갔고 그 주말 토요일 본인의 휴대폰으로 비상 연락이 왔다. 골프를 치다가 다시 허리를 펴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월요일에 다시 내원한 환자를 살펴보니 똑같은 요추 5번 뼈가 틀어졌지만 이번엔 지난번과 다르게 근육이 심하게 뭉쳐있었다. 아직 손상된 관절 조직이 완치가 안된 상태에서 허리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하니 결국 근육이 돌처럼 뭉치게 된 것인데, 이런 경우엔 교정을 해도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디게 된다.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허리문제를 환자는 결국 몇달 이상 통증에 시달리며 치료를 받아야 했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어떤 치료를 받고 증상이 좋아진다고 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휴식을 취할때 손상된 조직이 다시 재생하고 튼튼해지는데, 이때 무리를 하면 치료를 받아도 회복이 더디거나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평소에 컴퓨터를 많이 해서 목이 아프게 된 환자에게 목 치료를 하면서 쉬라고 했다고 하자. 여기서 쉬라고 하는 의미는 컴퓨터로 일할거 다하고 나중에 잘 쉬라는 소리가 아니다. 컴퓨터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아니면 당분간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라는 소리다. 만약 기본적으로 근육 상태가 좋거나 아직 무리가 많이 안된 경우에는 치료를 받으면서 컴퓨터 일을 같이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환자는 아프면 약을 먹고 견딜 수 있는 만큼 버티다가 상태가 악화되고 근육이 완전히 지치게 된 상태가 되어야 병원으로 치료를 온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치료를 받으면서 원래 하던 일인 컴퓨터 사용을 멀리해야 증상이 개선되고 원인 치료를 할 수 있지 근육이 지쳐버린 상태에서 근육의 휴식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으면 통증은 잘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결론은 조금 몸에 이상이 있으면 빨리 쉬면서 무리가 되지 않게 하고 늦기 전에 치료를 받아야 일을 끊김없이 계속 할 수 있지, 통증약 먹고 좀 괜찮다고 버티거나, 그냥 참고 있다 보면 결국 상태가 악화되어 나중에 치료를 받아도 일도 제대로 못하고 몸의 회복도 매우 더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