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미용실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마침 좋은 자리에, 렌트비도 저렴한 그런 곳을 찾았습니다. 이미 십 년 넘게 같은 자리에 미용실이 있어서 고정 고객도 많은 그런 자리입니다. 원래 주인은 부부인데, 남편이 나이가 들어 이제 은퇴를 한다고 하네요. 어차피 돈을 더 들여 내부를 꾸밀 생각은 하고 있었고요. 주인은 십만 불만 내면 미용실의 의자, 거울, 부스 등과 함께 모든 집기를 주겠다고 하네요. 가게 이름도 바꿀 필요 없이 그대로 해도 된다는군요. 리스도 랜드로드와 이야기해서 렌트비 안 올리고, 앞으로 5년 더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군요. 이런 저런 조건들이 너무 좋은 것 같아 당장 계약을 할까 합니다. 주인 말로는 계약서도 필요 없고, 그냥 바로 들어오라고 하네요. 그래도 변호사한테 리스 검토도 받고 계약서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변호사가 끼면 돈만 더 들어가고, 랜드로드가 싫어한다고 하네요. 계약서는 제가 돈을 내면 바로 써준다고 하네요. 참 맘에 드는 자리인데, 그냥 주인 말대로 하면 되나요?
A: 때때 “사람은 거짓말을 안하는데, 돈이 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글쎄 돈이 어디 입이 있어 말을 하겠습니까. 다만, 돈 때문에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뜻이겠지요. 정직한 사람도 막상 돈 문제가 나오면 거짓말을 하는 것을 우린 곧잘 목격합니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던 사람도 돈 문제가 걸리니까 안면을 바꾸는 사람도 많고요. 그래서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에도 돈거래는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요. 정말 돈 때문에 울고, 웃고, 때론 미치기도 하지요. 돈돈돈, 사람 돌게 하는 것이 돈입니다.
나이 든 주인 부부를 무조건 의심해선 안되겠지요. 그들도 나름 좋은 뜻으로 질문하신 분을 대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변호사다 보니 사람들이 사기꾼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 눈엔 환자만 보이듯이 변호사 눈엔 사기꾼이 늘 보입니다. 사람의 말이란 기실 믿을 것이 못됩니다. 그래서 모든 돈 거래는 글로 그 흔적을 남겨야 하는 것이지요. 오죽하면 “돈은 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받는다” 라는 말이 있겠습니까. 돈이란, 내 주머니를 떠나면 도로 찾아오기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십만 불이라면 작은 돈이 아닙니다. 좋은 조건의 자리가 욕심은 나겠지만, 계약서를 보기 전에 돈을 먼저 건네는 것은 절대로 안 좋습니다. 돈을 건네기 전에 계약서를 검토하고, 가능하면 리스 내용도 읽어 보아야 합니다. 눈 앞의 당장의 이익만 좇다보면,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조건이라고 말을 해도,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계약 조건을 확인해야만 합니다. 큰 돈이 오갈 땐 늘 글로 증거를 남기는 습관을 들이십시요. 건투를 빕니다.
문의 703-333-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