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학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한인 환자들이 병원에 가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 중의 하나가 이런 병원과 보험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오는 경우가 있어서 지난 칼럼에서 디덕터블과 코페이를 설명한 바가 있는데 코페이에 대해서 조금만 더 이야기하려고 한다.
코페이란 것이 과연 왜 존재하는 것일까? 물론 보험회사에서 자신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환자에게 돈을 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병원에 갈때마다 꼬박꼬박 코페이를 내게 하는 것이 환자들이 병원 가는 횟수를 줄이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비록 10불이든 50불이든 일정 액수를 병원에 내는 것은 환자들에게 심리적으로 병원을 덜 가게 만들기 때문에 환자가 병원에 덜 갈수록 보험회사는 이익이 된다. 따라서 병원에서 코페이를 안받게 되면 환자들이 부담없이 병원을 더 많이 가게 되어 의료비가 올라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보험회사는 의사나 병원들과 계약을 할 때 코페이를 반드시 징수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기를 원할 정도이다. 코페이가 비록 적은 돈이라도 병원에서 꼬박꼬박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인슈어런스(co insurance)에 대해서 알아보자. 한국말로는 피보험자 자기부담 조항이라고 해석이 되는데 한국말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의미는 의료비에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율이나 비용이 될 듯 싶다. 그런 디덕터블과는 또 뭐가 다른가 하면 디덕터블이 2000불인 사람이 그 해에 의료비가 1만불이 나왔으면 첫 2000불은 일단 환자가 낼 것이고 이후에 발생하는 의료비인 8000불이 보험회사가 부담할 부분이다. 하지만 코인슈어런스가 20퍼센트인 경우는 그 8000불에서 환자가 20퍼센트인 1600불을 내고 보험회사는 6400불을 내게 된다.
만약 한 해 의료비가 10만불이 나왔다면 첫 2000불은 디덕터블로 환자부담, 나머지 9만 8천불에서 코인슈어런스로 되어 있는 20퍼센트인 19,600불은 환자 부담이고 80퍼센트인 78,400불은 보험회사에서 내 주는 것이다.
당연히 디덕터블이 낮을수록 좋고 비싼 보험이고 코인슈어런스가 낮을수록 좋고 비싼 보험이니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일수록 이런 보험이 필요하고, 병원에 자주 갈 일이 없는 사람은 디덕터블이 높고 코인슈어런스가 높아도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는 한국과 많이 다르니 알아야 하는 것도 많다. 만약 보험에 가입할때는 보험 모집인에게 이런 내용을 소상히 듣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보험을 물건에 비유하자면 물건을 사 놓고도 무슨 물건을 샀는지 몰랐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은 현명한 소비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