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세의 P씨는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성으로 어디로 보아도 아픈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지난 여름 필자의 진료실을 찾았던 이 분의 주된 문제는 운동 후에 생긴 어깨 통증이었다. 66세면 환갑도 넘었을 나이고 예전에는 노인이라고 간주되어 왕성한 사회활동을 할 나이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경험으로 보건대 이 정도의 나이는 아직은 중년으로 봐줘야 할 정도로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건강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P씨가 어깨 통증이 생긴 직접적인 원인은 무리한 운동이었다. 최근에 헬스장에 나가기 시작하셨는데 옆에서 젊은
사람들이 운동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아 경쟁하듯이 운동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운동이 하필이면 어깨의 회전근개라는 근육을 매우 피로하게 하는 종류의 운동이어서 운동 후에 경미한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문제는 통증이 오면 적당히 운동량을 조절하고 쉬어야 하는데 ‘내가 이 정도도 못할소냐?’ 하는 경쟁심 때문에 운동을 무리하게 더 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어깨에 병이 나고 말았다. 진찰 소견으로 회전근개에 염증이 의심되었으나 파열까지는 가지 않았기에 주사와 약물치료를 하고 물리치료를 처방하게 되었다. 이 분이 두 번째 방문시에는 상태에 매우 많이 호전되어 기뻐하셨는데 그래도 매우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었다. 물리치료를 가보니 역시나 물리치료도 운동을 하더라는 것이었는데 자기가 운동을 하다가 병이 났는데 운동을 또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이었다.
P씨가 정확하게 보신 것이 물리치료도 근간은 운동이고 운동은 분명히 없던 병도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럼 치료적 운동과 몸을 상하게 하는 운동의 차이는 무엇일까? 첫째는 운동의 종류가 다르다. 똑같이 어깨에 하는 운동이라도 어깨를 상하게 하는 운동은 같은 근육이나 힘줄을 반복적으로 혹사시켜서 피로하게 한다면 어깨를 치료하는 운동은 병이난 근육이나 힘줄을 쉬게 하고 다른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효과가 있다. 둘째 운동의 강도와 빈도가 다르다. 어깨를 상하게 하는 운동은 쉬어야할 몸을 쉬지 못하게 계속 혹사시키지만 치료적인 운동은 몸에 적당한 회복의 기간을 부여한다. 셋째로 몸을 상하게 하는 운동은 본인의 필요와 기분에 따라 결정되지만 치료적 운동은 의사의 지식과 경험에 의해서 처방이 된다.
따라서 모든 운동이 다 좋다거나 모든 운동이 다 나쁘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되고 어느 상황에 어느 운동이 더 좋은가를 생각해야 한다. 다음 기회에는 이어서 운동이 관절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