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민석(29)이 누군가의 기억 속 ’첫사랑’ 소환에 나섰다. 연기에 전격 도전한 멜로망스 보컬의 깜짝 행보다.
김민석은 웹드라마 ’사랑인가요’라 물었고 ’사랑’이라 답하다’(이하 ’사물사답’)를 통해 연기자에 도전장을 냈다. ’사물사답’은 현재-과거-현재로 이어지는 타임라인을 통해 시청자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명곡 소환 리메이크 음악 드라마다. 김민석은 싱어송라이터 김석영 역을 맡아 직접 주연배우로 출연하는 한편, 가수로서 OST에도 참여했다.
최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사물사답’ 홍보 인터뷰에 나선 김민석은 ’본격적인 배우 행보의 시작으로 봐도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배우 데뷔다. 열심히 해보겠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김민석은 ’사물사답’ 이전 이렇다 할 연기 경험이 없었지만 극의 주연으로 전격 발탁됐다. 연기에 깜짝 도전한 소감에 대해서는 “불러주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다른 분야에 도전해본 것인데, 도전의식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상당히 박한 점수를 줬다. 김민석은 “자연스럽게 보이길 원했는데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느껴지더라.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자연스러운 기준에서 멀어졌던 게 꽤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김민석은 ’사물사답’에서 까칠하고 과묵하지만 사랑하는 상대에게는 헌신적인 김석영 역을 맡았다. 농구부 에이스로 활약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수로 데뷔하는 스토리는 실제 김민석의 데뷔 스토리와도 유사하다.
일련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김민석은 “감사하게도, 나를 위해 써주셨다고 하더라. 음악 드라마다 보니 적합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엄청 과분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하지만 부담도 컸고, 주연으로 써주셨는데 내가 못 하면 작품 전체에 민폐가 될 거란 생각에 출연을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첫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데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고. 그는 “엄청 심했다. 주연이라는 이야기에 할까 말까 고민을 한 달 가까이 엄청 했다. 기다려주신 거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잖은 부담에도 불구, 출연을 결정하게 된 것은 도전의식이었다. 그는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클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도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기왕 시작했으니 더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첫 연기 도전을 앞두고 평소 친한 사이인 배우 박재민에게 발성, 톤, 시선처리 등을 트레이닝 받았다는 김민석. 평소 좋아하던 배우 조정석이 출연한 작품 속 일상 연기를 참고해 연습을 했다.
하지만 배우로 활동 중인 동생 김우석에게는 이렇다 할 조언을 구하지 못했단다. 그는 “동생과 너무 사이 좋고 사랑하지만, 조언을 구하기는 어려웠다. 직업적인 기준이 서로 너무 높은 편이라 내 입장에서는 나의 모든 연기를 마음에 안 들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생이 응원은 많이 해줬다. 고생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 팀으로 활동 중인 멜로망스 정동환의 반응도 전했다. “동환이는 평소에 제가 너무 많이 먹어서 먹는 걸 신기해했었는데, 라면 먹는 장면이 제일 자연스럽다 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음악 열심히 하자고 하더군요. 동환이도 다른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서로 응원해주고 있어요.”
극의 줄거리가 첫사랑을 소환하게 하는 스토리인 만큼, 이를 연기하는 김민석 역시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리며 연기했다고도 했다. 첫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첫사랑에 울고 웃던 그 시절 자신의 ’마음’을 떠올리며 말이다. 그는 “정말 순수하게 좋아했던 기억이다. 그 때 내 짝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당시엔 굉장히 절망적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기억도 소중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달콤한 사랑 노래로 뭇 여심을 사로잡은 김민석이지만 실제 연애 스타일은 ’사랑꾼’과는 거리가 멀다고. 그는 “무뚝뚝한 편이다. 낯간지러워 애정 표현을 잘 못 한다. 표현을 잘 하고는 싶은데, 말처럼 쉬운 게 아니더라”며 “머리 속엔 멘트까지 다 정리되어 있는데 표현이 잘 안 된다”고 토로했다. 무뚝뚝한 성격이 극중 석영과 영락없이 닮았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OST도 김민석이 직접 가창하고 있다. ’Perhaps Love (사랑인가요)’, ’좋을텐데’, ’아직’ 등 다수의 명곡이 김민석의 목소리로 매력적으로 재탄생했다.
그 중 가장 난해했던 곡은 임재범의 ’사랑’이라고. 그는 “원곡을 부르신 분과 내가 가진 매력이 현저하게 달라서 가장 힘들었다. 또 기존 곡과 자연스럽게 비교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걱정과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물사답’을 시작으로 자신의 활동을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어색하고 생소한 모습이라서 받아들여주신 분들께는 너무 감사한 마음만 가득해서, 꼭 음악이나 기회가 된다면 연기로라도 어떻게든 더 발전해서 좋은 모습과 좋은 생각, 좋은 행동으로 보답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연기자로서의 모습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는 “어렵겠지만 삶은 도전의 연속이니까 주어진다면 잘 해내고 싶다”면서 “서글서글한 인상의 사이코패스 같은 캐릭터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