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통증과 대체의학 – 2편

미국 역사상 유명한 사건인 핑퐁 외교를 기억하는 독자가 많으실 것이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정점을 찍었던 이 유명한 역사적 사건에는 뉴욕 타임즈의 언론인 제임스 레스턴이 미국에 처음으로 침술을 소개한 일화와 잇닿아 있다. 1971년 7월 북경을 방문했던 제임스 레스턴은 급성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후 심한 복통을 호소했고 중국의 의료진이 침술로 그의 통증을 치료했다. 이에 감명을 받은 그는 뉴욕 타임즈의 1면에 중국의 침술에 대한 특집 기사를 냈고 이는 미국 일반대중에 중국 침술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은 한의사도 있고, 침구사도 있으니 침술이 아주 당연한 생활의 일부분이지만 이런 배경지식이나 문화가 전혀 없는 미국인들에게는 아마도 중국 침술이 매우 특이하고 놀라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이런 계기로 미국에서도 침술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었고 수많은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게 되었는데 현재 침술로 호전될 수 있다고 증명된 분야를 꼽아보자면 구토, 오심, 치통, 중풍 환자의 재활, 천식, 생리통, 두통, 섬유근통, 테니스 엘보, 퇴행성 관절염, 요통, 금연치료, 손목 터널 증후군 등이다. 물론 이 이외의 질환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연구로 밝혀진 것이 그렇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침술은 현재 미국에서 매우 인기가 있는 대체의학의 한 분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밝혀지지 못한 여러가지 침술의 작용기전도 속속 밝혀지고 있는 중이므로 그 사용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 침술도 분명히 그 한계가 있기 때문에 너무 침술 치료만을 고집하며 현대의학적 치료법을 활용할 생각도 안하는 것도 또한 문제가 있다. 현대의학이건 침술이건 모두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므로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인간의 지혜이기 때문이다.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요가나 태극권과 같은 운동치료는 어떨까? 이는 요통이나 섬유근통과 같은 만성 통증 질환에 효과가 이미 증명된 바가 있어서 보조적으로 사용될 가치가 충분히 있다. 개인적으로 필자도 이런 운동을 적극 권하는 편이기 때문에 필자의 환자들중에서는 이런 운동을 이미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럼 마사지는 어떨까? 마사지의 효용에 대해서도 이미 오랜 기간 연구가 있었고 사실 물리치료의 한 부분으로 이미 기존 의학에 편입이 된 상태다. 다만 마사지 자체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병은 거의 없으므로 마사지는 질병 치료의 극히 일부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고 마사지의 효능이 가장 잘 나타나는 근육통에서 조차도 마사지만으로 치료되지 않고 일시적인 통증해소만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너무 효과를 맹신하진 말아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