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사람보다는 날씬한 사람이 건강할거라는 믿음은 과학이 아닌 바램일 뿐…
많은 사람들이 뚱뚱한 사람보다는 당연히 날씬한 사람이 건강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근육량이 적은 사람보다는 근육량이 높은 사람이 더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많은 이들이 보기에 좋고 근육질의 튼튼한 몸이 그렇지 않은 몸보다 더 건강하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관념의 대부분은 과학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와 정면으로 대치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적다.
‘비만의 역설’이라는 의학용어가 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가진 바램(?)과는 다르게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사는…’ 이상한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이상한 현상은 비단 특정 국가나 문화속에서 국한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한국, 일본, 미국, 영국 등 인종과 문화를 가리지 않고 전세계에서 동일하게 관찰되는데, 한마디로 말해 날씬해지면 건강해진다는 믿음은 과학이 아닌 그저 많은 이들의 바램 이었을 뿐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오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체력보단 살집
한국에서 행해진 한 연구 결과에서는 과체중(BMI 23-24.9)인 사람들의 사망 위험률을 1로 봤을 때 중등도 비만(BMI 30-35)의 사망 위험률은 0.86, 저체중(BMI 18.5이하)의 사망 위험률은 2.24로 나왔다. 즉 중등도 비만인이 저체중보다 3배이상 건강하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고도 비만(BMI 35이상)인 사람들의 사망 위험률조차 1.39로, 저체중보다는 여전히 건강하다. 또, 일본 도호쿠 대학의 연구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상체중과 고도비만의 평균수명은 같으며, 보통비만은 약 2년 정도 이보다 수명이 긴 반면에 저체중은 정상체중보다 5.5년의 짧은 평균 수명을 지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 행해진 연구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비만하지만 체력이 좋은(심폐지구력이 좋은) 사람보다 마르고 체력이 약한 사람의 질병시 사망률은 10배이상 높지만, 반대로 비만하고 체력이 약한 사람과 마르고 체력이 좋은 사람의 사망률은 별반 큰 차이가 없다. 즉,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체력보다 중요한 것은 ‘적당한 살집’이라는 것이다.
이쁘다고 더 건강하지도 않으며, 추하다고 더 아픈것도 아니다
만약 이러한 이야기들이 당신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면 이는 당신의 의식 구조가 ‘선악’적인 인식론의 지배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당신이 무의식 중에 건강한 몸, 날씬한 몸, 강한 몸 같은 조건들을 ‘좋은 것’으로 구분해 동일한 선상에 놓고 있었기에, 그 반대편에 구분해 놓았던 뚱뚱한 몸, 강하지 않은 몸 같은 조건들이 건강한 몸과 연결될 때 당혹감을 느낀 것이다. 어떻게 아름답지 못하고 강하지 않은 몸이(나쁜 몸이…) 건강할 수가(좋을 수가…) 있는가 라는 당혹감 말이다.
하지만 한의학의 눈으로 보면 아름답고 강한 몸이란 단순히 특정한 목적을 위한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된 상태일 뿐, 한의학에서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적인 ‘장수’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은 상태의 몸이다. 음양론에 비추면 우리 몸은 적당한 양의 근육(Muscle)과, 적당한 양의 지방(Fat), 그리고 살집(Flesh)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을때만 건강해 진다. 하지만 많은 현대인들의 심미관은 이미 지방과 살집을 나쁜 것, 추한 것으로 규정해 버려 이러한 것들이 적을 수록 아름답다고 판단해 버렸으니, 그들의 눈에 아름다운 몸이 건강한 몸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 몸의 구성 성분 중 특정한 몇가지를 다른 것보다 좋거나 나쁘다고 구분하려는 시도 자체가 애초에 잘못된 것이다.
같은 식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체중감소나 근육을 키우는데 효과가 좋은 수 많은 식단법들이 (황제 다이어트, 대쉬 다이어트, 구석기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닭 가슴살 다이어트),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건강을 크게 해친다고 알려져 있는 것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우리가 건강해 지기 위해 아름다워 져야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이미 당신은 충분히 건강하지만 잘못된 생각과 지식때문에 오히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