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전화로 가장 많은 문의를 하는 것은 목 또는 허리의 통증 관련 질환이다. 아직 다른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본인에게 처음 전화를 거는 환자는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고 이것이 디스크 질환이냐고 많이 물어본다. 다른 병원에서 디스크 진단을 받은 환자의 경우엔 본인이 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냐고 물어본다. 버지니아에서 칼럼을 쓰기 시작한지가 어느새 5년이 다되어 가는데 아직 디스크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걸 보면 앞으로도 칼럼을 더욱 열심히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엔 디스크에 관한 걸 정리해본다.
디스크는 무엇인가?
디스크는 척추에서 뼈와 뼈사이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섬유로 된 조직이다. 그럼 왜 공간이 필요한가? 그 이유는 척추의 뼈와 뼈사이에서 신경이 나와 온몸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뼈사이의 공간이 넓어야 신경을 누르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관절은 이렇게 뼈와 뼈가 형성하는 공간과 주변 조직을 말한다.) 건강한 디스크는 디스크의 섬유질안에 80% 이상이 물로 채워져 있다. 만약 디스크에서 물이 빠져 나가면 디스크는 얇아지기 시작하고 또한 잘 찢어지기 쉽다.
건강한 디스크는 어떻게 80% 이상의 물을 유지하는가?
첫째로 당연히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둘째로 정기적으로 걸어야 한다. 왜냐하면 걸을 때 디스크를 둘러싼 척추가 움직이면서 펌프현상을 만들고 그 결과 디스크로 물이 들어가고 오래된 물이 빠져 나오며 순환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오래 누워있거나 앉아있으면 허리나 목이 뻐근하고, 심하면 통증이 생긴다. 그래서 허리가 아픈 사람이 치료없이도 그냥 바르게 걷기 시작하면 요통이 없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디스크 건강을 위해서는 걷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럼 왜 걸어도 디스크 질환이 생기거나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는 무엇인가?
디스크로 물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뼈와 뼈가 움직이면서 생기는 펌프현상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뼈와 뼈가 어긋남이 없이 정렬이 잘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걸을 때 관절이 움직이면서 물이 들어왔다 나왔다를 반복한다. 그런데 나쁜 자세나 충격으로 인해서 뼈가 어긋날 수 있다. 뼈가 어긋나면 근육이 뭉치면서 관절을 보호한다. 그 대신 이 관절은 움직임이 떨어진다. 그 결과 걷기 운동을 해도 관절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뼈로 펌프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디스크로 물이 흡수되지 않는다. 그 결과 디스크는 건조해지고, 약한 충격에도 손상이 잘 일어나고 손상의 정도에 따라 염증이 생기거나(이를 bulging disc라고한다.) 많이 찢어진 경우 디스크가 신경관으로 돌출하는 경우(이를 herniated disc라고 한다.)가 생긴다. 손상된 디스크에 의해 관절이 약해지면서 근육이 만성으로 긴장하면 만성 통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