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의 여성 B씨는 2년 가량 지속된 등의 통증을 주소로 필자를 찾았다. 등의 통증이 드물기도 하거니와 전 편의 칼럼에서 소개했듯이 가끔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질환인 대동맥 박리나 대동맥류, 췌장암, 췌장염과 같은 질환에서도 등의 통증이 있기 때문에 환자가 등의 통증을 호소할때는 필자는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이다.
면밀한 상담과 진찰을 통한 결과 B씨의 문제는 의외로 간단한데 있었다. 흔히 근막동통 증후군이라고 하는 근육의 통증으로 진단된 것이었다. 근막동통 증후군은 아주 쉽게 말하자면 근육이 만성적으로 뭉쳐져서 풀리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아픈 지역을 방아쇠점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해당 부위를 누르면 총의 방아쇠를 누르면 총알이 발사되듯이 통증이 시작된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 보통 근육의 통증은 하루 이틀 쉬거나 마사지, 찜질 등으로 쉽게 풀 수 있는데 특별히 잘못된 자세나 비정상적인 골격 구조, 잘못된 자세로 계속 반복되는 일 등으로 근육이 뭉쳤다가 풀어질 기회를 얻지 못하고 계속 뭉쳐있게 되면 쉬거나 찜질을 한다고 풀리지 않게 되고 통증이 지속된다. 물론 마사지나 찜질이 도움은 되지만 다시 정상적인 신체활동을 시작하면 금방 통증이 다시 오기 때문에 환자는 매우 상심하게 되고 치료의 의욕을 잃게 된다.
현재 알려진 가장 확실한 근막동통 증후군의 치료는 방아쇠점 주사, 자가 지압 치료 등이 있으며 환자는 자세 교정과 능형근, 승모근 스트레칭 등의 능동적인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아쇠점 주사란 소량의 국소마취제를 통증이 집중적으로 오는 작은 근육의 부위에 주사하면서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인데 대부분의 경우 거의 즉각적인 통증의 회복을 보인다. 지압의 경우 특수 제작된 지팡이 모양의 도구를 이용하여 스스로 방아쇠점을 찾아서 지압을 하는 방법인데 제대로만 시행한다면 매우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소염제와 근육 이완제를 쓰는데 초기라면 약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지만 대개 약과 물리치료, 주사치료를 병행해야 지속가능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B씨의 경우는 주사와 약물치료를 일단 시행하고 통증이 충분히 조절된 후에 물리치료를 받게 했는데 다행히 치료 효과가 좋아서 매우 만족하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만약 주사와 약물로 효과를 보았더라도 자세교정과 스트레칭은 재발을 막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가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다음 번에는 등의 통증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