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남자 환자가 뒷골이 땅기며 아프다며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얼마전 고혈압으로 진단되어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환자는 혹시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과 같은 뇌졸중이 아닌가 걱정을 하였다. 환자는 뒷골이 언제부턴가 찌릿찌릿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이 아프며 뒷목 또한 뻣뻣하게 느껴지며 아프다고 하였다. 가끔씩 날카로운 통증이 순간적으로 뒷머리에서 정수리까지 뻗치기도 하는데, 보통 짧게는 수초에서 길게는 수분간 계속된다고 한다. 환자는 간혹 눈언저리까지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으며 심한 경우 눈도 매우 침침해진다고 하였다. 심한 두통과 더불어 어지럼증도 가끔 생긴다고 한다.
환자의 경우 목뒤 근육이 매우 심하게 긴장되어 있었고, 뒷목과 머리 뒤의 여러 부위에 압통점이 있었다. 통증의 분포와 특징적인 찌르는 듯한 통증의 양상을 볼때 환자의 두통은 “후두신경통”으로 의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환자의 걱정대로 뇌출혈이나 다른 형태의 뇌 병변을 감별하기 위해서 먼저 뇌자기공명사진을 의뢰하였으며, 다행히도 뇌실질의 병변은 발견되지 않았다. 환자의 경우 후두신경통에 대한 약물치료가 시행되었으며 얼마간의 치료로 환자의 두통은 잘 조절될 수 있었다. 때로는 후두신경 차단술과 같은 침습적 치료 방법도 적용될 수 있으나, 환자의 경우 약물애 대한 반응이 좋아서 불필요하였다.
후두신경통(occipital neuralgia)이란 머리의 뒷부분 (후두부)과 목 뒤쪽 (경추부)에 분포하는 후두신경 (occipital nerve)을 따라서 생기는 통증을 말한다. 말그대로 신경의 이상에서 나오는 통증으로 곧 신경통이라고 할 수 있다. 후두신경은 상부 경추에서 시작하여 그 주행에 따라 대후두신경(greater occipital nerve)과 소후두신경(lesser occipital nerve)으로 나뉘어 진다. 목뒤와 뒷머리를 따라 올라가 머리의 가운데 부위로 올라가는 대후두신경, 그리고 귀 뒤를 통해 머리 측면으로 분포하는 것이 소후두신경이다.
후두신경통은 후두신경의 압박이나 염증으로 발생하는데 연구에 의하면 이의 가장 흔한 원인은 제 1,2경추 측방관절의 만성적인 관절병증(arthropathy)이라고 한다. 장기간의 컴퓨터 업무, 좋지 않은 자세 등, 경추의 이상 및 목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부르는 현대인의 생활 습관이 그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은 쉽게 유추해볼 수 있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