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형식(26)이 제대로 인생캐릭터를 만났다. 이젠 제국의아이들 혹은 아이돌이란 수식어보다 그에게 배우란 수식어가 어울린다. 쉽게 얻은 자리는 아니었다. 데뷔 7년 만에, 연기자로 데뷔한지 5년 만에 이뤄낸 결과다.
그가 흘린 땀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박형식은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돈과 외모를 다가진 게임 회사 CEO 안민혁 역을 맡아 도봉순 역의 박보영과 사랑스러운 케미를 선보이며 인기를 모았다. 박형식과 안민혁의 놀라운 싱크로율은 시청자들이 박형식과 안민혁에게 더욱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을지 생각도 못했어요. 해외 팬분들도 굉장히 많아졌고요. 포상휴가도 처음 가봐요. 하하하. 드라마가 잘 마무리 돼서 굉장히 기뻐요. 웃으면서 즐겁게 촬영하니까 빨리 시간이 지나간 것 같아요.”
박형식은 2010년 아이돌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했다. 2012년부터는 연기자의 길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형식을 알린건 예능프로그램인 MBC ‘진짜 사나이’였다. ‘아기병사’의 이미지를 굳힌 뒤 SBS ‘상속자들’, KBS2 ‘가족끼리 왜 이래’, SBS ‘상류사회’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행보를 단단히 했다.
그런 박형식에게 이번 작품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연기자 데뷔 후 가장 큰 역할을 맡았기 때문. 그 스스로도 “부담이 엄청 컸다”고 회상했다. 이미 한 사람의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박보영과의 호흡도 부담이었다.
“상대 배우인 박보영이 산처럼 느껴졌어요.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까? 근데 박보영 누나가 편하게 해줘서 금방 친해졌고, 그런 부분이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현장에서 응원해주시는 선배들이 있어서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아이돌이 연기를 하면 흔히 연기돌이라고 불린다. 박형식은 연기돌들이 한번씩은 겪는 그 흔한 연기력 논란을 겪지 않고 배우 수식어를 얻었다. 그는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며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 시청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그만큼 박형식이 걸어온 연기자의 길이 여느 신인배우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시청자들의 쓴소리도 기쁘게 조언으로 받아들인다는 그다. 자신을 칭찬하는 댓글보다는 지적의 댓글을 찾아본다는 박형식은 “시청자들이 저의 연기를 보고 어떤 단점이 있다고 얘기했을 때 그 단점들에 대부분 공감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상류사회’ 때는 발음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어요. 저 스스로도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고요. 시청자분들의 말씀이 저에겐 훌륭한 채찍질이 됐어요. 지금도 댓글을 보면서 시청자분들의 의견을 참고해요. 저를 가장 잘 아는 건 저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저의 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애칭을 갖고 있는 박형식. 거침없는 행보의 결과다. ‘아기병사’부터 ‘만찢남’까지. 예능, 드라마를 막론하고 매 작품마다 시청자들에게 애칭을 선물받은 박형식은 어떤 애칭을 가장 사랑할까. 그는 “‘차세대 로코킹’이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 뭔가 보여줄 것 같지 않냐”고 말하며 특유의 투명한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계속 많은 걸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 스스로 연기에 대한 노래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으면 하고요. 계속 더 잘하고 싶고. 그런 사람이,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