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이민온 뒤 몇 년 만에 이 청년은 자기의 숨은 재능을 발견하고야 만다. 쌀국수가게에서 일하며 근근히 살아가던 이 청년은 우연히 친구따라 가게 된 라스베가스 여행에서 Caesar 호텔을 가게 되고 거기에서 블랙잭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하루만에 몇 억이나 되는 돈을 땄기 때문이었다. 마침 진행 중이던 블랙잭 토너먼트에 참가해 무려 $500,000에 가까운 돈을 땄다. 하지만 번 돈을 밑천으로 다시 Reno로 가서 게임을 했고 몇 억이란 돈이 순식간에 다시 게임에 투입되어 물거품으로 사라졌다. 여행 후 동부로 돌아와서도 틈만 나면 아틀란틱 시티로 올라가 카드 게임을 했다. 잃을 때도 있었지만 큰 돈을 번 날도 수두룩했다.
도박장에 드나들기 시작한지 수 년이 지나고, 더 이상 재능이 재산으로 연결되지 않음을 알게 된 즈음 이 청년은 IRS에서 편지를 받았다. 자신이 도박으로 번 금액을 호텔측에서 IRS로 보고한 지도 모르고 해당 연도 세금 보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호텔에서 W-2G라는 도박 수입 정보를 이 청년의 주소로 보냈지만 자주 이사를 다니느라 받지 못했다. 쌀국수가게에서 번 돈은 만 불이 채 되지 않았으므로 세금 보고 의무에서도 벗어난다고 생각했고, 도박 수입은 다시 게임으로 다 잃었으므로 세금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생각은 이민자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이다. 도박 수입은 그 후에 탕진 여부를 막론하고, 일단 호텔에서 돈을 지급했다면 IRS로 W-2G라는 양식을 통해 보고가 된다. 보고된 수입에서 손실이 있었다면 그건 납세자가 알아서 증빙하여 세금 보고에 포함시킨 후 공제해야 하지만, 설마 무슨 일 있겠어라는 식으로 대충 지나가게 된다. 금액이 큰 경우이거나 시간이 많이 흘러 호텔측에서도 정보를 삭제한 경우에는 도박 수입이 고스란히 수입으로 잡히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청년이 호텔에서 발급한 카드를 가지고 게임을 했던지라, 2015년 수입-손실 명세서는 호텔측에 요구해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수 억에 달한 큰 수입이 있었던 2008년 명세서는 호텔측에서 기록을 삭제한 상태여서 대체 기록을 복구할 방법이 없었다. 억울하지만 3억에 가까운 세금빚을 지고도 증빙서류가 없어서 싸워볼 도리가 없는 상태였다.
증빙자료가 있는 2015년은 수정 보고를 통하여 세금액을 조정하고, 나머지 세금빚은 Offer in Compromis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합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단 Offer in Compromise를 신청하기 전에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오래된 회계연도의 세금일수록 IRS에서 세금을 징수할 수 있는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오히려 모든 세금빚을 묶어 Offer in Compromise를 신청하는 것 보다, 이 징수기한이 만료되도록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몇 개월이 채 남지않은 징수기간 안에 Offer in Compromise을 신청하게 된다면, 신청서가 접수되는 순간 징수기간 시계가 멈추고, 탕감되어야 할 빚은 계속 남게 된다.
그러나 남은 기한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야 한다. 이 청년의 2008년 세금의 징수 만료 기간을 보니 일 년을 살짝 넘긴 14개월이 남아있었다. 더구나 IRS에서 눈에 불을 켜고 할 수 있는 콜렉션 조치를 다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월급도 차압되고 있었고, 은행 계좌에도 동결되어 있었다. 2008년 뿐만이 아니라 그 후로 수 년에 걸쳐 세금빚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이럴 때는 2008년 징수 만료 기간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서둘러서 Offer in Compromise를 신청해서 콜렉션을 멈추는 게 나은 방법이다. 만료가 다가온 회계연도의 세금빚을 포함한 Offer in Compromise신청이라면 IRS도 이를 받아들일 확률이 살짝 높아진다.
도박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호텔에서 발급한 카드를 쓸 것을 추천한다. 손실이 있을 경우 항목공제를 할 수 있는 증빙 자료 마련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수입이 있었지만 별다른 손실이 없었고, 항목공제를 하는 납세자가 아니라면, 단순히 W-2G에 명시된 도박 수입을 소득에 포함시켜 세금을 계산하면 된다. 대신 표준공제금액이 많이 올라갔으니 너무 억울해하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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